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경화(62)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의 이색 경력이 화제다. 여성으로 외교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강 후보자가 처음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장관으로 공식 임명되면 70년 외교부 역사상 최초의 여성장관이 된다.
강 지명자는 이화여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KBS 영어방송 프로듀서 겸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강 후보자의 아버지는 고 강찬선 KBS 아나운서다.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클리블랜드대 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로도 일한 경험이 있다. 1990년 국회의장 국제담당비서관으로 발탁됐고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관 등으로도 근무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역하면서부터 외교가에 이름이 알려졌다. 뛰어난 영어실력을 인정받아 김 전 대통령이 1998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정상회담 통역을 맡기도 했다
1999년 외교통상부에 특채돼 홍순영 장관의 보좌관을 지냈다.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심의관을 거쳐 반기문 장관 재임시기인 2005년 외교부 역대 두 번째 여성국장(국제기구국·당시 국제기구정책관)에 올랐다.
국제무대에서도 폭 넓은 경험을 쌓았다.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의 재직 말기인 2006년 9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고등판무관에 임명됐다. 부고등판무관은 유엔에서 사무차장보 직급에 해당된다. 2013년에는 유엔 인도지원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에 올랐다. OCHA는 재난 등 비상상황에 처한 회원국에 유엔의 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반기문 총장이 퇴임한 이후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신임 총장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당시 구테흐스 당선인은 강 후보자를 유엔 업무 인수팀장으로 발탁했다. 12월에는 사무총장 정책특보로 발탁됐다. 이 같은 경력으로 인해 다자외교와 인도주의 분야 외교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한국인 출신으로 국제기구 최고위직을 지낸 강 후보자의 외교장관 후보자 지명을 놓고 "유리천장을 위(국제무대)에서 깨고 내려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강 후보자는 비(非)외무고시 출신 외교부 첫 여성 국장이자 한국 여성 중 처음으로 유엔 최고위직에 임명된 외교 전문가"라며 "국제 외교무대에서 쌓은 전문성과 인적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민감한 외교 현안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각 구성에서 성평등이란 관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나 중국·일본 등 주요국을 상대로 한 외교 경험이 없고 북한 관련 업무를 다뤄보지 않은 점은 약점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