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열린 미·북 간 비공식 채널인 1·5트랙(반관반민) 대화를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1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이날 경유차 들린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평양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이 “트럼프 정부와 대화 준비를 하고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탑승하려던 고려항공이 연착되자 어딘가에서 취재진을 피해 기다리다가 탑승 직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국장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들어섰는데 대화 준비를 하느냐’와 ‘새 정부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켜보겠다”고 답변했다. 또 ‘피커링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무슨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엔 앞으로 기회가 되면 말하겠다”고 답했다.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반민반관(1.5트랙) 성격의 6자 북핵 세미나인 제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부 부국장.

이번 노르웨이 미·북간 대화는 북한 당국자와 미국 민간 전문가가 만나는 이른바 ‘트랙 1.5’ 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오슬로에서 지난 8~9일(현지시간) 열린 대화에는 미국 측에서 싱크탱크 ‘뉴 아메리카 재단’의 수잔 디매지오 국장, 피커링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 윌리엄 팰런 전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상황이 적절하다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직후인 만큼 양측의 협의에 관심이 높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이번 협의가 “미 정부와 무관하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