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이제는 정말 변해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10년 만에 진보정당에 기회를 줬다. 앞으로 5년, 대한민국에 어떤 것이 생기고 사라질지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선거공약을 통해 살펴봤다.
광화문 집무실, 81만 공무원 일자리, 국·공립대 네트워크 약속
문재인 대통령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권위의 불통을 끝내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을 지금 청와대에서 광화문 정부 청사로 옮기겠다"며 "그렇게 되면 지금 북악산과 청와대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돌려드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2018년까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완료되면 대통령의 업무는 광화문 청사에서 이뤄지고 취침과 휴식은 관저에서 취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집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줄을 서서 계산한 독일 메르켈 총리를 언급하며 "외국 지도자들은 국민과 함께 출퇴근하고 국민 속에서 일상을 함께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의 일상은 공공재"라며 매일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빠르면 내년부터 광화문 직장인들은 출·퇴근하며 대통령 얼굴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지난 2월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지원자가 22만 8368명으로 사상 최대 인원을 기록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공무원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전하면서 소방관·사회복지전담공무원·교사·경찰·부사관·근로감독관 등 국민의 안전과 치안, 복지 등을 위해 서비스하는 공무원 일자리를 17만4000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보육·의료·요양·사회적 기업 등 사회서비스 공공기관 및 민간수탁 부문의 일자리를 34만개, 공공부문의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30만개 더 창출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대와 지방 국공립대 간 공동 입학·학위제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서울대 폐지', '국·공립 연합대학' 등은 과거 대선때마다 "교육불평등 해결을 위해 대학 서열화를 없애겠다"며 등장했지만 실현되지 않은 정책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에 이어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이번에는 정말 서울대가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온다.
국공립대 네트워크는 함께 입학하고 공통 커리큘럼으로 배우며, 여러 캠퍼스를 오가면서 공부한 뒤 같은 졸업장을 받는 '연합 대학' 체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를 폐지하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서울대 폐지가 아니라 다른 국공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고시, 국가정보원, 병사 복무기간 中 3개월 사라질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노량진 한 고시학원을 찾아 사법시험 존치 문제 등에 대한 질문에 "로스쿨을 만들었던 노무현 정부 한 사람으로서 지금 와서 사법시험으로 되돌아가자고 하는 건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행정고시, 외무고시 폐지 문제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3월 말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그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가 2017년 대선 핵심 아젠다의 하나로 '공무원 인사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행정·사법·외무 3대 고시가 폐지되는 것이냐'며 고시생들이 술렁였다.
인사개혁안에는 5급 공채를 7급 공채로 통합하고 민간경력채용을 4급까지 확대하며 입법고시를 폐지하고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도 7급으로 통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고시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어떤 공무원은 9급에서 시작하고 어떤 공무원은 그냥 하위직 경험 없이 곧바로 간부가 된다. 경찰도 어떤 분은 순경에서 시작하는데 경찰대를 졸업하면 곧바로 간부가 되는 게 좋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경찰대 제도 검토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에 따라 국가정보원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보수집과 수사기능을 전면 폐지하고 북한·해외·테러·국제범죄를 전문으로 하는 한국형 CIA,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사실상 국정원을 해체해 국내 정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대공수사권은 국가경찰 산하에 안보수사국을 신설해 대공수사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현역병의 복무 기간을 현재의 21개월(육군·해병대 기준)에서 18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공약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는 "18개월까지는 물론이고 더 단축해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 측은 "복무 기간 1년은 모병제와 함께 국방 개혁이 이뤄졌을 때 가능한 장기적인 목표로 제시한 것"이라며 "우선은 18개월 단축이 목표"라고 했다.
국방부 등 군 당국은 병역 자원 부족, 예산 문제, 병사들의 숙련도 및 전문성 등으로 실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일부 전문가는 부사관 등 간부 확보를 통해 복무 기간 단축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추가 예산도 많이 필요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5월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군 장병의 부모, 여자친구들을 만나 "현재 20만원 수준인 병장 급여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의 50%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 30%, 그 다음에는 40%, 그러면 2020년에는 50%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