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5개 공기업의 평균 연봉이 7905만원으로 공시됐다. 국내 334개 대기업의 평균 연봉 7400만원을 훌쩍 추월했다. 1위는 평균 9503만원을 받은 마사회였고, 방송광고진흥공사(9268만원), 한국서부발전(9085만원) 등이 9000만원을 넘었다. '신(神)의 직장'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경제 침체 속에서도 이들 공기업이 고연봉을 누리는 것은 경영을 잘했거나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 아니다. 연봉 1위 마사회는 경마 사업을 독점하며 벌어들인 수입으로 임직원 월급을 올려주고 있다. 다른 공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법령이나 규제로 특정 시장을 독과점해 벌어들인 독점 이익을 소비자나 국민, 혹은 정부 수입으로 돌리지 않고 연봉 잔치를 벌이고 있다. 결국 국민 부담으로 공기업 임직원들에게 고연봉을 주는 셈이다.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한국예탁결제원(1억919만원)과 한국투자공사(1억712만원)의 평균 연봉은 삼성전자(1억700만원)보다 많았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받는 억대 연봉은 글로벌 시장에서 처절하게 혁신 경쟁을 벌인 데 대한 보상이다. 반면 대부분 공기업·공공기관들의 고연봉은 혁신이나 생산성과 무관하다. 귀족 노조가 연례행사로 임금 인상 투쟁을 벌이고 낙하산 CEO들은 적당히 타협하는 일이 반복된 때문이다. 독점 기득권을 나눠 먹는 노사 야합이 공공부문의 기형적인 고임금 구조를 만들었다.

어떤 혁신도, 어떤 새로운 가치도 창출하지 않는 공공부문이 민간 기업보다 더 높은 임금 혜택을 누리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이 자체가 국가의 비효율과 낭비를 상징한다. 이런 공공부문을 개혁하자고 했더니 야권과 양대 노총이 가로막았다. 성과급을 도입하는 가장 초보적인 개혁안마저 벽에 부닥쳐 있다. 그렇게 한 야권이 곧 집권할 것이 유력하다고 한다. 집권하면 국민 세금으로 공공 일자리 81만 개를 만든다고 한다. 공무원 채용 시험장에 길게 늘어선 줄은 발전 동력을 잃은 나라의 퇴행을 보여준다. 그 줄이 더 길어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