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28일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홍준표 후보에게 추월당할 위기에 처한 안 후보의 고육책"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대표가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김 전 대표를 만날 생각이 없느냐'는 물음엔 "미련 없다. 생각이 다르니까"라고 했다. 정우택 선거대책위원장도 본지 통화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처한 안 후보가 '호남 민주당 2중대' 후보임을 확연히 한 것"이라고 했다. 호남 출신으로 민주당 대표를 지낸 김 전 대표가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한 안 후보 측에 합류한 것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당은 오히려 선거 구도가 홍 후보에게 좀 더 유리하게 재편될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최근 보수층이 홍 후보 지지로 결집하면서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안 후보를 추격하는 상황 아니냐"라며 "김 전 대표의 합류로 안 후보의 호남 정체성이 더욱 강화되면 문 후보와 호남 표를 분할해 홍 후보에게 나쁠 게 없다"고 했다.

다만 한국당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한국당까지 포함하는 공동정부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홍 후보와 안 후보가 지지율에서 백중세를 보이면 선거 막판 연대 문제가 양측에서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정우택 위원장은 "'좌파 아류(亞流)'인 안 후보의 이념 정체성이 모호한 상황에선 연대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