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최순실(61)씨의 뇌물수수 혐의 공판에서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4일 최씨와 조카 장시호(38·사진)씨가 서울중앙지검에서 귓속말로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최씨와 장씨는 당시 검사 입회하에 만났으나 최씨가 검사의 눈을 피해 장씨에게 메모를 보여주거나 귓속말을 했다고 특검팀은 말했다.

장씨는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모(최씨)가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으니 그 돈으로 유연이(최씨 딸 정유라씨가 개명하기 전 이름)와 유주(정씨의 아들) 잘 키워'라고 했다"며 "(삼성동은) 정확히 어딘지는 몰랐지만 대학생 때 가본 적이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私邸·자택)를 의미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당시 검사와 수사관이 다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장씨는 공판에서 "작년 여름 이모가 박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살 집을 물색할 때 (최근 박 전 대통령이 이사한) 서울 내곡동 집 그림을 본 기억이 있다"고도 했다. 장씨는 "이모가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가 살기 어떻냐'고 물어보며 '그 양반이 살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발언권을 얻어 "내곡동 집은 나도 이번에 신문을 보고 처음 알았다"며 "지난해 유엔빌리지에 대해 물어본 일은 내가 살려고 알아본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