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대학 시절 하숙집 친구가 '돼지 흥분제'를 구해 여성에게 사용하려는 데 가담했다고 자서전에 쓴 일에 소극 대응해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21일 이 문제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국민의당이 "민주당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홍 후보가 살아야 문재인 후보가 산다는 셈법 때문"이라고 비판하자 뒤늦게 비판에 가담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까지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홍 후보 문제에 대응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당 김재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평소 여성 인권 문제에 민감한 민주당이 홍 후보의 자서전에는 침묵하고 있다"며 "이 일로 홍 후보가 사퇴할까 봐 걱정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윤관석 공보단장은 "사안이 너무 자극적이고 천박해 논평으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대선 후보의 중요한 자질과 관련된 사안인데 당 차원에서 논평을 안 내는 것은 민주당이 실리에 급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박광온 민주당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논평을 내고 "홍 후보는 더 이상 대한민국 대선 후보로서 품격과 자격을 갖기 어렵게 됐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홍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관여한 것이 아니다. 하숙할 때 (다른 하숙생들이) 하는 얘기를 옆에서 들은 것을 썼다"며 "10년 전 그 책이 나왔을 때 다 해명했고, 문제가 안 됐던 내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