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씨 등 다른 사람들이 실세 노릇을 했습니다. 저는 '허세 노릇'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순실(61·사진)씨는 검찰의 질문에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답했다.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함께 대기업들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출연금 774억원을 강제로 거둔 혐의(직권남용·강요)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씨는 이날 피고인 신문을 받았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몇십년 세월을 이 자리에서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 "의리와 신의를 지켰고, 그분(박 전 대통령)을 존경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오랫동안 헌 시계를 차고 낡은 신발을 갈아신지도 않는 사심 없는 분인데, 그런 분이 기업들을 강탈해 사익을 추구하게 했다면 내가 이 자리에서 목숨을 끊겠다"며 "내가 고씨 등의 이야기를 들어 박 전 대통령에게 잘못된 일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최씨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과 사전에 협의(공모)한 것 아니냐'고 묻자 "이 나라 대통령을 뽑은 국민이 있는데, 아무리 검찰이라도 (대통령 관련 사안을) 모욕적으로 몰고 가면 안 된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운영한 과정 등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고씨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질문하는데 그들은 나를 모함하는 사람들"이라며 "조사를 제대로 하고 물어보고, 증거가 있으면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이날 자신을 수사한 검사들을 공격하는 말도 했다. 그는 "(나를) 조사한 최모 검사는 유도 신문을 잘하는 사람이더라"며 "한웅재 부장검사가 (내게) '자백하라'고 강요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대답)하지 말고, 본인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진술을 거부하면 된다"고 제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