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하루를 앞둔 16일 '공세적 국방 정책' 등을 골자로 한 '국가 대개혁 비전'을 발표하며 보수 진영 대표 주자임을 내세웠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이날 '보훈(報勳) 정책'을 발표하며 보수층 표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에선 홍·유 후보의 '보수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바른정당 의원들 사이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를 위한 유 후보의 '후보직 사퇴' 요구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洪·劉 후보 등록에 '보수 단일화' '후보 사퇴' 논란
홍·유 후보는 지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보수 진영이 둘로 갈라진 채 공식 대선 레이스를 맞게 된 것이다. 하지만 두 후보가 여전히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두 당내에선 후보 단일화 등 연대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국당 정진석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홍·유 후보가 끝까지 단일화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보수 유권자들은 최후의 고민에 돌입할 것이고, 두 당은 함께 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며 "두 사람은 지금이라도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해 만나야 한다"고 했다. 심재철 공동선대위원장도 보도 자료를 통해 "보수 통합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단일화를 촉구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대선 국고보조금을 받고 대선일 이틀 전 사퇴해 '먹튀'라는 비난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는 보조금이 지급되는 18일 전에 단일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했다.
바른정당에선 '유 후보 사퇴론'이 공개적으로 거론됐다. 이종구 선대위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 후보의 상황(지지율)이 나아지지 않으면 (투표용지 인쇄 시작 하루 전인) 오는 29일까지 기다려보고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사퇴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열어 후보 사퇴를 포함한 당의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의총에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국민의 요구가 시작될 것이고,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런 언급에 대해 "사견(私見)"이라고 했지만, 지난 14일 바른정당 의원 2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도 여러 의원이 이런 의견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 후보 측 지상욱 의원은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언동이다. 유 후보는 국민만 보고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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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일각에서 1차 단일화 시점으로 꼽는 18일 이전에 단일화가 성사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홍 후보가 바른정당의 조건 없는 복귀를 주장하고 있고, 유 후보 역시 완주(完走)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바른정당 의원 다수는 한국당보다는 국민의당과의 연대 쪽으로 기울고 있다. 다만 양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대선이 다자 대결로 갈 경우 안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 막판까지 연대 문제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도 나온다. 이종구 부위원장이 이날 "바른정당과 한국당 내 비박(非朴) 의원이 합쳐서 안 후보를 지지하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며 오는 29일을 결단 시점으로 잡은 것도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洪·劉, 보수 표심 잡기 경쟁
홍·유 후보는 이날도 '보수 적자(嫡子)' 경쟁을 벌였다. 홍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집권하면 전술 핵무기 재배치 등 압도적 힘의 우위를 통한 '무장(武裝) 평화' 및 '공세적 안보'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또 "좌파 세력이 말하는 '보편적 복지'는 공산주의 '배급제'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라며 "더 필요한 곳에 더 많이 지원하는 서민 중심 복지로 개혁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민노총과 전교조 등 좌파 기득권 세력은 국가 개혁의 최대 장애물"이라며 "강성 귀족 노조의 기득권을 혁파하고 교육감 직선제도 폐지하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7일 새벽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한 뒤 충남 아산 현충사와 대전을 들렀다가 대구로 내려가 선거운동에 나선다.
유 후보는 이날 보훈 정책을 발표하고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찾았다. 유 후보는 "나라를 지킨 영웅을 지키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보수"라며 "현재 차관급 부처인 국가보훈처를 보훈부로 격상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보훈비서관을 신설하고 국가 유공자에 대한 의료·보상 사업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유 후보는 17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대선 출정식을 하고 경기 안산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을 찾아 수도권 20~40대 표심 공략에 나선다. 유 후보 측 관계자는 "인천상륙작전처럼 보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