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도 하기 전 티켓이 6만 장 팔려나갔다. 앞서 전시한 일본 도쿄도(都)현대미술관에선 두 달간 35만명이 관람했다.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상륙한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얘기다. 프리뷰에 1000명, 개막일인 15일 하루만 관람객 6500명이 다녀갔다. 관람객 수 제한으로 입장 대기 시간만 40분이다. 20대가 많지만 아이들 손잡고 온 가족 관람객도 절반 이상이다. "픽사니까요. 30주년 굿즈(기념품)를 사기 위해서라도 놓칠 수 없지요."

15일 서울 DDP에서 개막한‘픽사 30주년 특별전’에‘몬스터대학교’일러스트가 크게 내걸렸다.

픽사는 존 라세터, 에드 캣멀, 스티브 잡스가 198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세운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1995년 '토이 스토리' 이후 '벅스 라이프'(1998) '몬스터 주식회사'(2001) '니모를 찾아서'(2003) '카'(2006) '인사이드 아웃'(2015) 등 히트작을 잇달아 내놨다. 마렌 존스 픽사 전시 수석큐레이터는 "픽사 수장고엔 제작 과정에서 생산된 스케치, 드로잉, 회화, 조각 등 작품 200만 점이 보관돼 있다"고 했다. 그중 500여 점이 서울에 왔다. 20주년 전시에서 '업' '메리다와 마법의 숲' '인사이드 아웃' '굿 다이노' 작품들이 추가됐다.

픽사 전시는 2007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처음 시작됐다. 서울 DDP에서 열리는 30주년 특별전은 "MoMA 이후 꼭 서른 번째로 열리는 픽사 전시"다. 전시는 픽사의 상징인 전등 모양 '룩소2세'로 시작한다. 픽사 최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존 라세터가 1986년 그린 회화. 존스는 "흔히 픽사라면 첨단 컴퓨터 기술을 떠올리지만, 애니메이션 탄생 과정에서 드로잉, 스케치, 조각과 같은 전통 예술작품이 만들어지는 걸 보면 관객들이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시장 벽면을 스케치와 캐릭터 모형들이 채웠다. '토이 스토리'의 경우 우드와 버즈 캐릭터가 최종 완성되기까지 겪은 변화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드로잉, 모형 전시가 지루하다 싶은 관람객들도 '토이 스토리 조이트로프'와 '아트스케이프'에는 열광한다. '조이트로프'는 주인공들을 각각 18개의 연속 동작 피규어로 만들어 원반에 층층이 배치한 뒤 1초에 1회씩 빠르게 회전시키면서 피규어가 스스로 움직이듯 보이게 하는 3D 입체 작품이다. '아트스케이프'(예술 풍경)는 압권이다. 픽사 역대 디자이너들이 손으로 그려낸 일러스트 수천 장을 '살아 숨쉬는' 3D영화로 재탄생시킨 작품. "픽사 전작(全作)을 모두 봤다"는 직장인 고민준(30)씨는 "일러스트와 입체 영상을 변주하며 픽사 30년 역사를 보여주는 '아트스케이프'는 이번 전시 하이라이트"라고 했다.

픽사 애니메이션의 성공 비결을 존스는 "스토리와 강렬한 캐릭터"라고 했다. "스토리를 만드는 데 기울이는 노력과 시간이 전체 제작 과정의 4분의 3을 차지합니다." 그 땀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8월 8일까지. (02)325-10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