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비켜라'

서울 삼성의 베테랑 포인트가드 주희정(40)이 봄 농구에서 존재감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주희정이 2016~2017시즌 삼성에서 맡은 역할은 식스맨이었다.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었다.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51경기에 출전해 평균 9분55초를 뛰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 평균 24분27초를 뛰었던 것을 생각하면 출전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들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평균 20분을 뛰며 평균 6.6득점 3.6어시스트를 기록한 주희정은 고양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펄펄 날고 있다.

김태술이 발목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4강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평균 25분58초를 소화한 주희정은 평균 6.6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주희정은 13일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오리온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8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65-61로 승부를 뒤집은 4쿼터 초반 3점포를 꽂아넣는 등 고비마다 3점포를 터뜨렸다. 골밑의 리카르도 라틀리프, 외곽의 문태영을 살리는 것도 주희정의 몫이었다.

81-76으로 쫓긴 경기 종료 1분여 전 라틀리프의 덩크슛에 어시스트를 배달한 것도 주희정이었다.

이상민(44) 삼성 감독은 이런 주희정을 두고 "대단하다는 표현 밖에 안 나온다"고 칭찬했다.

이어 "정규리그에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김)태술이가 완벽한 몸이 아니어서 주희정 카드를 꺼냈다. 주희정이 플레이오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 이 자리까지 왔다"며 "경험이 많다보니 플레이오프에서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플레이오프에서 출전 시간이 갑자기 늘었어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주희정은 "전성기 때 만큼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체력도 되지 않았다면 은퇴했을 것'이라며 "체력보다 또 부상이 나올까봐 걱정이 된다. 4쿼터에 이기고 있으면 무리가 되는 공격은 펼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체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주희정은 "정규시즌에 벤치에 앉아 있으면서도 농구를 놓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 가서 기회가 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경기 운영을 해야할지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하고 있었다"며 "준비했던 것들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이라 더 디테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이 전자랜드, 오리온보다 강한 점이 분명히 있다"며 "골밑이 더 강하니 그쪽으로 공략을 해서 파생되는 공격을 하려고 한다. 마이클 크레익,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더욱 디테일하게 활용한 것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전자랜드와 5차전까지 치른 것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한 주희정은 "전자랜드가 워낙 압박이 심한 팀이다 보니 전자랜드를 상대할 때보다 오리온을 상대할 때 압박하는 부분에서 더 여유가 생긴 느낌"이라고 전했다.

챔피언결정전을 눈 앞에 둔 주희정은 "나 뿐 아니라 팀 동료들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가고 싶은 간절함이 크다"며 후배들을 떠올렸다.

주희정은 "김준일, 임동섭 같은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같이 큰 무대에서 해봐야 농구가 재밌다고 생각할 것이다. 올 시즌이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아직 1승이 남았다. 오리온에만 집중해 챔피언결정전을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서는 턴오버를 줄이는 것이 숙제라고 강조한 주희정은 "팀 선배로서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선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턴오버를 한 자릿수로 줄이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