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당 당원도 학교운영위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교육계에서는 "학교 운영에 정치인이 끼어들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서윤기 의원 등 서울시의회 소속 더민주당 의원 24명은 최근 '학교운영위 구성·운영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학교운영위원 자격에서 '정당의 당원이 아닌 자'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재적 의원 105명 중 과반인 71명이 더민주당 소속이다.
학교운영위는 학교 교원, 학부모, 지역 인사 등으로 구성되며, 교육과정이나 학교 규칙, 예산 등 학교 운영 정책 전반을 논의하고 심의한다. 학교운영위원 자격은 17개 시도 가운데 14개 시도가 조례로 정하는데, 서울 외 나머지 13개 지역은 정당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서윤기 의원은 "서울 이외 16개 시도에선 정당인도 학교운영위원이 될 수 있는데, 유독 서울만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지역 교육계는 반발하고 있다. "학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조는 11일 성명을 내고 "정당인이 학교운영위원으로 들어오면 정당 이념이나 이익에 따라 학교 운영이 좌지우지되고, 학교운영위를 선거에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하는 등 학교가 정치판이 될 수 있다"며 조례안 철회를 주장했다.
실제로 경기도 한 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인 학부모 A씨는 "학운위 회의에서 정치적인 논란이 벌어지기도 하고 정당인이 회의를 좌지우지하는 등 부작용이 있더라"고 말했다. 학교와 정치인들이 유착할 우려도 나온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는 체육관 신설 등 예산이 필요할 때 정당인 운영위원에게 부탁하고, 정치인들은 선거에 출마할 때 학운위 경력을 이력에 넣거나 운영위원 하면서 쌓은 네트워크를 선거에 활용한다"며 "지방에서는 학교들도 정치인들을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013년 이노근 당시 새누리당 의원 등은 정치인을 학운위에서 배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한국교총 김재철 대변인은 "헌법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서울뿐 아니라 다른 시도들도 정치인들이 학운위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루빨리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