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후보]

"마을주차장·어린이집 등 설치… 年10조 투입, 39만개 고용창출"
"안철수는 박지원의 아바타… 정권연장 세력 지지받는 후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9일 대선 경선 이후 잠시 중단했던 정책 발표를 재개했다. 문 후보 측은 중도·보수층으로의 지지층 확장을 위해 '내 삶을 바꾸는 정권 교체'라는 이름으로 선거 때까지 '생활정치'와 관련된 정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도시정책 발표하는 문재인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는 내용의‘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매년 10조원을 투입해 '달동네'로 상징되는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는 내용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발표했다. 재원은 기존 예산과 공공기관 사업비 등에서 사용처를 바꾸는 방법 등으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전면 철거 같은 재개발 방식이 아니라 동네마다 마을 주차장, 어린이집, 무인 택배센터 등의 설치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런 식의 사업을 통해 매년 100곳의 구도심을 재정비하면 임기 5년 동안 모두 500곳의 낙후 동네를 재정비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39만개의 일자리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일자리에 대해 문 후보는 "대대적인 도시재생에서 대규모의 일자리가 생기고 중소 건설업체 일거리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는 이와 함께 이틀에 걸쳐 대선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을 만나 '통합'을 강조했다. '경선 후유증'으로 탈락 후보 지지층의 표를 문 후보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편 문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문 후보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저는 촛불 민심, 정권 교체를 대표하는 후보이고 안 후보는 정권 연장 기득권 세력의 지지를 받는 후보"라며 "시간이 가면 이런 구도가 확연하게 구별돼 판세가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저는 국정 경험과 정책, 세력이 다 준비된 후보지만, 안 후보는 40석 소수 정당의 후보로서 국정 경험도 전혀 없고 세력도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끝장 토론' 제안에 "안 후보는 저와의 토론을 얘기하기 전에 국민에게 우선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안 후보는) 박지원 대표의 아바타 같다. 국민의당에는 박 대표만 보이지 않느냐. 박 대표 말고는 존재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문 후보는 아들 취업 특혜 의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음주 은폐 논란에 대해 "털어도 털어도 다른 흠이 발견되지 않으니 10년 전 이야기를 되풀이한다. 그만큼 저를 공격할 거리가 없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친환경 발전하고 예보기준 강화… 경제·안보 이어 환경외교 할것"
"文, 지지 안하면 적으로 돌려… 대국민 선전포고, 유권자 모독"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8일 최근 환경 문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미세먼지 줄이기 대책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 재난'으로 규정했다. 안 후보는 한양대 기후변화대응센터 주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마스크 없는 봄날을 위한 제안"이라며 "미세먼지 관련 기준과 제도를 보완하고 (오염원인) 중국, 화력발전소, 자동차 등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행동을 하겠다"고 했다.

목포신항 찾아간 안철수 -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9일 세월호가 있는 전남 목포신항을 찾아 담장에 노란 리본을 매달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 정권연장세력 대표 후보 되고 있다" ]

[2012년 박근혜 투표자의 46.8%, 안철수 지지 ]

안 후보는 중국발(發) 미세먼지와 관련해 "중국에 할 말은 하는 환경 외교가 필요하다"며 "경제, 안보에 이어 환경을 3번째 외교의 축(軸)으로 삼겠다. 차기 정부는 (미세먼지 협상을) 바로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환경은 안보"라며 "(한·중) 두 나라 아이들의 생명권, 인권이 달린 문제"라고 했다. 이어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해결하려면 신규 발전소부터는 친환경발전소로 전환해야 한다"며 "자동차 및 생활먼지는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해 지능형 미세먼지 측정과 예보를 하겠다"고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가동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진 '스모그 프리 타워(smog-free tower·도심형 공기 청정기)'의 시범 도입과, 국내 미세먼지 안전 기준을 현재 1㎥당 50㎍에서 외국 수준인 25㎍으로 2배 강화하는 방안 등도 내놨다.

안 후보는 9일에는 광주광역시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 정부에는) 대탕평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상대방 캠프 사람이라도 집권 후에 최고의 전문가라면 등용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5월 18일에 다시 (이곳에) 오겠다"며 "그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이라고 했다. 또 세월호가 인양돼 있는 목포신항도 방문했다. 그는 미수습자 가족들과 만나 "제가 발의한 세월호특별법을 통과시키고, 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 (세월호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자신에게 "적폐 세력의 지지도 많이 받는다"고 한 데 대해 "지지하지 않은 국민을 적으로 돌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대국민 선전포고이자 유권자 모독"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민주당의 검증 공세에 대해 "콘텐츠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 모습을 보면 딱하기도 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그저께는 '조폭', 어제는 '신천지', 이래서야 '국민의당 색깔이 초록색인 이유는 안철수의 피가 초록색이기 때문'이라며 (네거티브 소재로) '외계인'이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