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는 대선 후보들의 발언과 동선 하나하나가 표심과 연결되기 때문에 후보들은 각 캠프에서 짜준 선거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개별 전략도 있지만, 후보들이 공통으로 연출하는 이미지도 있다.
국회의원 의석을 가진 5개 정당의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 후보라면 한 번은 꼭 한다'는 선거 유세 장면을 모았다.
‘서민 마음 이해해요’ 전통시장에서 먹방
전통시장은 먹고살기 빠듯한 서민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준다. 대선 후보들이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것도 민심을 헤아린다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어서다.
특히, 후보들은 분식을 파는 노점에 들러 ‘먹방(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을 찍는다. 어묵·떡볶이·순대 등이 서민 대표 음식이자 서서 먹기에도 간편해 노점을 먹방 장소로 많이 택한다. 분식을 먹으면서 후보 본인도 서민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탈권위적이고 소탈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유권자들의 호감을 사고, 잘 먹어 건강하다는 인상도 줄 수 있다.
‘안보관 뚜렷해요’ 군복 입고 부대 시찰
남북한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유권자들은 언제 전쟁이 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어 대선 후보들의 안보관은 중요한 평가 지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징병제이기 때문에 안보 이슈를 선점하지 않으면 남성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가 어렵다.
대선 후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군복 입고 부대로 향한다. 북한과 맞닿은 전방 철책선 일대를 둘러보거나 장병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투철한 국가안보 의식을 보여주려고 한다.
남성 대선 후보의 경우 자신의 군 복무 경력을 강조하는 사진이나 일화를 공개하기도 한다.
‘과거로부터 교훈 얻어요’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
국립서울현충원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한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의 묘역이 있다.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것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행보 중 하나로, 국가 지도자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동시에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역대 대통령의 공과(功過)를 끌어안아 더 발전적인 지도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또, 대선 후보들이 역대 대통령의 묘역을 공평하게 참배하면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을 아우른다는 메시지를 줘 외연 확장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일부 후보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국민 통합과 관련된 내용을 남겼다.
‘질 높은 복지 국가 만들게요’ 어르신·아이와 포옹
유권자들이 경제, 안보와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복지다. 대선 후보들 역시 민생과 직결되는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라며 차별화된 복지 정책을 구상하는 데에 공들인다.
이때 복지 공약과 함께 후보들이 어린이집, 학교, 노인정 등을 찾아 활짝 웃는 사진이나 포옹하는 사진이 등장한다. 노인이나 아이 등 사회적 약자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 복지 국가를 이끌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갖겠다는 전략이다.
‘젊은 층과 잘 통해요’ ‘다른 후보는 자질 부족해요’ 소셜미디어 소통
대선 후보들은 페이스북·트위터 등 자신의 이름으로 된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후보의 소셜미디어는 대체로 해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관심 있게 보고 있는 데다 철저히 의도된 발언을 올릴 수 있어 내용이 언론 인터뷰보다 과감하다.
소셜미디어는 주로 사회 이슈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데에 이용되는데, 반대 진영의 후보를 공격하는 글이 올라올 때가 있다. 두 후보가 서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약점을 들추거나 공방을 주고받기도 한다.
뉴미디어 매체인 소셜미디어에는 젊은 연령의 네티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후보들의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은 젊은 층과의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부모 또는 할아버지 세대인 후보가 줄임말이나 신조어, 패러디 등을 올리는 익살스러운 모습을 본 젊은 네티즌들은 그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친근함을 느낀다.
먹방, 군부대 방문, 국립현충원 참배 등 앞서 나열된 선거 유세 장면은 지난 대선에서도 활용된 것들로 계산된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가 한편으로는 '선거용 쇼' '코스프레'라며 비난을 받는다. 역대 대통령들이 당선 이후 후보 시절과 다른 모습을 보여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줬고, 그 결과 모두 최악의 지지율로 물러났다.
많은 유권자는 차기 대통령은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표에 나선다. '척하는' 대통령보다 당선 이후에도 국민 가까이에 있는 진실한 대통령을 원한다. 이번 19대 대선 후보들이 연출된 이미지를 넘어 본연의 생활과 소신을 보여준 뒤 그 모습이 유권자에게 공감을 얻어 당선된다면,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박수받으며 물러나는 대통령을 볼 수 있지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