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체류중인 고려인동포들의 처지는 매우 열악하다. 국내에 취업하기 위해 방문취업비자를 받는 고려인동포는 연령과 체류기간의 제한을 받고 있고, 이들의 국내정착을 위한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고려인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최근 출범한 고려인강제이주8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위원장 박용수)는 4일 “고려인동포의 상당수는 항일운동을 위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1937년 스탈린 치하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했고, 1991년 소련 해체 이후에도 여전히 거주국에서 극심한 차별과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제라도 고려인동포들이 정당한 동포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경기 안산과 광주광역시 등에 국내에서 체류하는 고려인동포는 약 2만7000명으로 추정된다. 구소련지역 고려인동포는 약 48만명이다. 그러나 국내 체류 고려인들은 중국 조선족 동포들과는 달리 한국어 구사능력이 떨어지고 경제적·문화적 차이가 매우 커서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

사업추진위 등이 고려인동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나서자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동철 의원(광주광산갑)은 고려인동포들의 국내체류와 취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취득 및 정착지원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특별법지원대상을 거주국 고려인동포에서 사할린지역 고려인과 국내체류 고려인동포로 확대하고, ▲고려인동포의 국내정착지원을 위한 교육·취업·주거·의료 및 생활보호 등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고려인동포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국내체류 고려인들의 최대숙원인 국내체류와 취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현재 고려인들은 25세 이상이 되어야 방문취업비자(H2)를 받아 최장 4년 10개월간 체류토록 제한받고 있다. 이에 반해, 재미·재일동포들은 3년마다 연장이 가능한 재외동포비자(F4)를 받고 있다.

김동철 의원은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인 고려인동포들이 자긍심을 갖고 대한민국에서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독일이나 이스라엘 등은 소련 해체후 구 소련 자국동포들에 대한 적극적 포용정책을 실시하여 조국 귀환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