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조홍복 기자

지난 25일 오후 전남 담양군 '메타세쿼이아 길' 매표소 앞. 대전에서 온 탐방객 일행 10명은 입구에서 기념 촬영만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1인당 입장료가 2000원이라는 걸 몰랐다"는 답이 돌아왔다.

1시간 동안 살펴보니 방문객 10명 중 3명꼴로 입장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발길을 돌렸다. 굳이 돈을 내고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나뭇가지가 앙상한 이곳의 요즘 풍경은 그리 예쁜 편이 아니다. 푸른 새순이 돋으려면 앞으로 보름쯤은 더 지나야 한다. 티켓을 사서 30분쯤 산책한 김희수(44·경기 파주)씨는 "사진으로 봤던 정취는 느껴지지 않는다. 가로수길 옆 도로를 지나는 차량 소음도 심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옛 국도 24호선에 놓인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2.1㎞·487그루)은 정부가 1972년 가로수 시범사업을 하면서 생겼다. 평균 높이 30m에, 수령 40년을 넘긴 나무들은 영화와 광고 촬영의 배경으로 뜨면서 전국적인 명물이 됐다.

2005년 6월 정부로부터 이 길의 관리권을 넘겨받은 담양군은 2012년부터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2015년엔 입장료(성인 기준)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렸다. 지난 5년 동안 누적 입장료 수입은 27억원. 이 중 개·보수비, 인건비 등 관리비를 제외한 수익은 8억2800만원이다. 지난해는 입장료가 7억5000만원, 실수익이 3억4400만원이었다.

군(郡)은 이 길을 중심으로 유럽의 작은 마을을 본뜬 '메타 프로방스'와 기후변화체험관, 개구리생태공원, 어린이 프로방스 등의 시설을 만들었거나 조성하며 관광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메타세쿼이아 길의 탐방객 수는 2014년 63만8360명, 2015년 60만1788명, 2016년 56만9356명 등으로 줄었다. '가로수 길을 이용해 지자체가 장사한다'는 정서상 거부감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연간 방문객의 70%가 몰리는 성수기 6개월(5~10월)에만 입장료를 받는 방법은 어떨까. 수입은 작년 기준으로 1억원쯤 줄어들더라도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비수기에 메타세쿼이아 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이들이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며 지갑을 연다면 지역 경제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