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배수진 치자… EU "체리만 따 먹게 하진 않겠다"]

영국이 29일(현지 시각) 지난 44년간 몸담아온 유럽연합(EU)과 결별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한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작년 6월 국민투표에서 51.9% 찬성으로 EU 탈퇴를 결정한 지 9개월 만이다. 리스본조약 50조는 EU 회원국 탈퇴를 규정한 조항으로 이 조항에 따라 탈퇴를 통보하면 양측이 2년간 탈퇴 협상을 벌이게 된다. EU 측은 탈퇴 통보 접수 후 48시간 이내에 협상 가이드라인 초안을 만들고, 다음 달 29일 27개 회원국 정상이 모여 이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은 곳곳이 '지뢰밭'이다. 협상 초부터 양측은 600억유로(약 73조원)에 달하는 '이혼 합의금'을 놓고 부딪칠 전망이다. 이혼 합의금은 EU 회원국 분담금 등 영국이 EU를 탈퇴하면서 정산해야 할 돈이다. 메이 총리는 "그런 거액을 내려고 EU 탈퇴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EU 측은 영국이 이 돈을 내지 않으면 영국·EU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 브렉시트 관련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영국은 브렉시트로 EU 단일 시장과 관세 동맹에서도 탈퇴하기 때문에 EU와 FTA를 맺지 않으면 상품·서비스에 관세가 부과돼 EU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된다. 영국에 유입되는 이주민 통제와 영국·EU 간 자유무역협정을 놓고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