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의 한 박물관이 27일(현지 시각) 무게 100㎏짜리 대형 금화(지름 53㎝·두께 3㎝)를 도난당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순금으로 제작된 이 금화의 시가는 400만달러(약 45억원)에 달한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절도범들은 이날 오전 3시 30분쯤 베를린 '보데(Bode) 박물관'에 뒤편 창문으로 사다리를 타고 침입했다. 이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사다리는 박물관 인근 기찻길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금화는 방탄유리 안에 보관돼 있었다"며 "금화의 무게를 고려하면 범인은 여러 명일 것"이라고 했다. 절도범들이 어떻게 경보 시스템을 뚫고 금화를 꺼내 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도난 금화는 2007년 캐나다 왕립 조폐국이 발행한 것으로, 보데 박물관이 2010년부터 임차해 전시해왔다. 순도 99.99% 금으로 만들어져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순도가 높은 금화'로 등재돼 있다. 금화 양면에는 각각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캐나다를 상징하는 단풍잎이 그려져 있어 '큰 단풍잎(Big Maple Leaf) 금화'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금화를 녹여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데 박물관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를린의 '박물관 섬(Museumsinsel)' 내 5개 박물관 중 한 곳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동전을 소장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동전 10만개 등 총 54만개의 동전을 갖고 있다. 박물관 측은 "큰 단풍잎 금화 외에 다른 동전들은 도난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