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300일 이내에 태어난 아이는 전(前) 남편의 아이로 추정하고, 친아버지를 찾기 위해서는 소송을 거치도록 한 현행 민법이 개정된다.
정부는 28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청사와 세종청사를 연결하는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민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이혼 후 300일 이내에 태어난 아이는 출생신고 때 무조건 전 남편의 아이로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해야 한다. 민법 844조 2항은 ‘혼인 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를 피하려면 2년 이내에 ‘친생부인(親生否認)’ 소송을 제기해 아이가 전 남편 소생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을 받아내야 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5년 5월 “사회적·의학적·법률적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예외 없이 300일 기준을 강요하는 것은 개인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양성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6대 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또 “유전자 검사 등으로 친자 관계를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확인 의사만 있다면 굳이 전 남편 자녀로 추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 경우에도 반드시 별도 소송을 거치게 한 것은 절차적 낭비”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혼 이후 300일 이내에 태어난 자녀에 대해 소송보다 훨씬 간단한 방법인 ‘허가 청구’를 통해 전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는 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친아버지도 허가 청구를 통해 자신이 친아버지란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다.
허가 청구가 들어온 경우 가정법원은 혈액형 검사, 유전인자의 검사, 장기간 별거 여부 등의 사정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