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안희정 후보는 한미FTA 독소조항 재협상을 요구한 문재인 후보에게 “원칙이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26일 대전MBC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서 “노무현 정부 때 합의하고 결론냈던 것을 야당이 돼서 (과거 여당일 때의) 입장을 뒤집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우리가 합의해 체결해놓고 잘못됐다고 독소조항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고 했다.

안 후보는 “여당일 때 야당일 때 (입장이) 뒤집어져 버린다. 원칙이 없는 것 때문에 많은 국민이 불신한다”며 “송영길 의원과 저만 한미FTA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원안을 지키면서 비난과 공격을 다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우리 당이 한미FTA 폐기나 무효 당론을 정한 적 없다. 일부 분들이 그렇게 말했다. 당론은 일부 독소조항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자는 것”이라며 “한미FTA를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이어 “(재협상 주장은) 우리의 권리다. 트럼프도 재협상 요구한다”며 “우리는 왜 재협상을 요구할 수 없나. 금과옥조라고 말해선 안된다”고 했다.

안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독소조항 등 재협상 대상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문 후보는 “그것하고 무슨 상관이냐. 검토했으니 말하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저쪽(보수 진영) 프레임을 이상하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맞섰다.

안 후보는 “그래서 구체적으로 뭘 재협상했나. 실질적으로 재협상 한 것은 없다”며 “정치적 태도만 뒤바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문 전 대표만 해도 다양한 인터뷰에서 한미FTA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했다”며 “무원칙한 정치로 흘렀다는 점에서 지적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는 “안 지사 정말 고집이 세시다”며 “협상해도 보전대책 충분히 수립됐느냐 국회가 따져야 한다. 그땐 내가 대표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에 안 지사는 “그런 좋은 취지로 재협상을 얘기했다고 이해하겠다”며 “상황 변동이 없었지만 정파적으로 정책을 뒤집는다는 불신이 있었는데 그것이라면 알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