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21일 바로 옆 건물인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최순실(61·구속기소)씨 공판이 열렸다. 두 건물 청사는 걸어서 1~2분 거리에 있다. 오후 2시 10분쯤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최씨는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물을 마시거나 머리를 매만지는 등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씨의 변호인인 최광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이 조사받는 것에 대해) 굉장히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검찰청에 출석하라는 검찰의 소환 요구를 받았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변호사는 취재진이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을 걱정하는 말을 했느냐"고 묻자 "그렇다. 제일 힘든 시기가 아니냐"며 "최씨는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황창규 KT 회장을 독대하면서 최씨 회사가 만든 자료를 직접 건넸다는 내용을 담은 황 회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 회장은 지난해 2월 18일 박 전 대통령과 약 30분간 독대했다. 황 회장은 검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 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마치고 나오는데 대통령이 직접 봉투를 건네면서 '이 안에 있는 문건을 잘 검토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봉투 안에는 'KT스키단 창단 계획서'와 '더블루K 용역 제안서'가 들어 있었다고 황 회장은 진술했다. 문건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주축이 돼 KT 스키단을 창단하고, 더블루K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KT로부터 3억원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영재센터와 더블루 K는 모두 최씨가 사실상 설립해 운영한 곳이다.

김인회 KT 부사장은 법정에서 "더블루K가 처음 듣는 회사인 데다 제안서 형식이 조잡해서 협상 끝에 용역비를 2000만원으로 줄였다"며 "스키단 창단은 지난해 9월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백지화됐다"고 증언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누구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