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엔 오전부터 변호인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9시 19분쯤 유영하 변호사가 먼저 왔고, 15분쯤 뒤 정장현 변호사가 도착했다. 이들은 오후 3시 40분쯤 함께 자택을 나설 때까지 6시간 넘게 박 전 대통령과 검찰 조사에 대비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손범규 변호사는 "유 변호사와 정 변호사는 21일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조사실에 입회할 예정"이라며 "조사에 대비한 '최종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검찰과 특검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13가지 범죄 혐의에 대해 그동안 변호인 9명이 각각 분야를 나눠 예상 질문과 답변을 작성했고, 이걸 2명이 취합해서 박 전 대통령에게 가지고 갔다"고도 했다.

조사 당일인 21일 손 변호사 등 일부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자택부터 검찰청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다른 변호사들은 각자 차편으로 이동한 뒤 검찰청에서 대기하게 될 것이라고 손 변호사는 전했다. 손 변호사는 "유 변호사 등이 거의 모든 내용을 꿰고 있긴 하지만, 검찰이 세부적인 질문을 할 경우 옆방에 대기하던 변호사 중 해당 부분을 담당한 사람이 바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주변에선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와 기자회견이 잇달았다. 친박단체들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걸고 "사기 탄핵",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외쳤다. 어버이연합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이 진실을 밝히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500여 명을 자택 인근에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