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19일 5번째 토론회를 가졌다. KBS로 생중계된 이날 토론회는 기존에 비해 형식을 자유롭게 하면서 후보 간 공방이 격화됐다.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제왕적 대통령을 따라간다"고 했고 문 후보는 "정권 교체를 위해 많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文 제왕적 대통령 따라가" "힘 모아야"
이 후보는 "재벌, 기득권 세력이 문 후보 근처에 수없이 몰려든다"며 "김광두 같은 박근혜 경제정책 만든 경제교사 같은 분들이 문 후보를 둘러싸는데 적폐 청산이 되겠나. 1000명이 넘는 자문 그룹을 해산할 생각 없냐"고 했다. 안 후보도 "문 후보는 적폐 청산을 외치면서 적폐 세력을 모두 캠프에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정권 교체는 강물이 흘러 바다에 도달하는 것과 같다. 정권 교체를 위해 다 힘을 모으고 있는 과정"이라고 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에 대해 문 후보가 "대통령의 리더십이 제왕적 대통령을 없애는 것이지 연정을 해서 되는 게 아니다"고 하자, 안 후보는 "당을 뛰어넘는 캠프 조직, 정당의 결정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문 후보는 과거 제왕적 대통령의 등장을 똑같이 따라간다"고 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국정원, 검찰을 개혁해 국민에게 돌려놓으면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이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최고 권력자는 대통령이 맞는데 자기 생각이 뚜렷하지 않으면 문제"라며 "문 후보는 자꾸 말이 바뀐다. 사드, 촛불 국면…. (총선 때는) 호남 선거 (지면) 대통령 출마 안 한다 했었다"고 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이 후보는 진보를 주장하다가 보수주의자라 하고, 재벌 해체를 말하다가 해체를 말한 적 없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인사 문제도 쟁점이 됐다. 안 후보는 "문 후보 캠프가 걱정"이라며 "매머드 조직은 대선 후에 다 한자리를 달라고 한다. 그분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자기 사람 챙기고 나눠먹기식 아니냐"는 시청자 질문까지 이어지자 문 후보는 "기우(杞憂)다. 공직자 후보는 청와대 검증 시스템을 거쳐서 되는 것"이라며 "역대 정부 중 가장 깐깐한 인사 검증을 한 게 (노무현 정부의) 저 문재인 민정수석"이라고 했다.
사드에 대해서 문 후보는 "사드 강행에도 북한은 할 짓을 다 하고 있다. 사드 문제는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이미 사드가 배치됐는데 '입장이 없다' '나중으로 미루라'고 한다. 대재앙이 발생하고 있는데 책임 있는 분들이 '나는 모르겠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대연정과 관련, "정권 교체를 하고 나면 국민의당은 자연스럽게 통합이 될 것이고 정의당과 정책 연대를 하면 과반수다. 대연정까지 갈 것도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개혁 과제에 합의해야 대연정을 한다고 누차 이야기했는데 자꾸 자유한국당과 연정한다고 저를 몰아붙이는 것은 정치적 공세, 구태 정치"라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문 후보의 '국민의당 통합' 발언에 대해 페이스북에 "아무리 선거 때지만 일장춘몽에서 깨어나라"고 했다.
◇군대·광주·모친·김대중 사진
인생철학을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을 보이는 순서에서 이 후보는 대학 입학식 때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모친과 찍은 사진을 선보였다. 이 후보는 "중·고등학교를 안 다니고 교복 못 입은 게 한(恨)이 돼서"라고 했다. 문 후보는 "나도 어머니 '기도발'로 여기까지 왔다"면서 특전사 시절 사진을 꺼내 들었다. 문 후보는 "내 국가관과 애국심이 이때 형성됐다"고 했다.
5·18 광주항쟁 사진을 가져온 안 후보는 "당시 남대전고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말할 수 없는 불면의 밤을 보냈다. 정치인 안희정에게 이 사진은 내 출발점"이라고 했다. 최성 후보는 영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이 찍은 사진을 들고 "김 전 대통령이 3~4번 떨어지다가 꼭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영국에 와 찾았던 것이 저 최성"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