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70대 할머니가 식당을 하며 평생 모아온 8억6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도둑맞았다. 이 할머니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두부두루치기 식당의 주인이다.

16일 대전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14일 밤 0시 10분쯤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A(72)씨가 장롱 안에 두었던 현금 8억5000만원(100만원권 수표 5장 포함)과 귀금속 1000만원어치를 도둑맞았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12일 대전 중구에 사는 딸 집에 갔다가 이튿날 오후 11시쯤 집에 돌아왔는데 장롱 안에 있던 현금과 귀금속이 모두 없어졌다"고 말했다. A씨 아파트에서는 외부인이 침입해 곳곳을 뒤진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수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5만원권이라고 한다"며 "거액의 현금을 금고도 아닌 장롱에 보관한 게 일반적이지 않지만, 피해자의 주장이 명확한 만큼 이를 토대로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8억5000만원가량의 5만원권은 무게가 20kg 안팎이다. 여행용 캐리어 정도에는 넣어야 운반할 수 있는 양이다.

도난당한 돈은 A씨가 40년 넘게 식당을 하며 모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식당은 대전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두부두루치기의 원조집으로 통한다. 선술집이지만 각종 매체에 대전의 대표 맛집으로 소개돼 외지인들에게 필수 관광 코스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수년 전부터 아들 부부와 식당을 같이 운영하다 지난해 완전히 넘겼다.

경찰은 인근 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