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인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이 최근 정협 회의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해 “그 효과는 제한적이고 (중국에 대한) 위험도 매우 커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정협은 국정자문회의 격으로 자칭궈 원장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국 공산당의 자문 역할을 하는 외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정협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이날 폐막했다.

자칭궈 원장이 성균관대 중국연구소에 보내온 정협 발언록에 따르면, 그는 “중국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며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는 중국 경제에도 큰 피해를 일으킨다”고 했다. 또 “잦은 경제 제재는 중국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국외 투자 유치에도 마이너스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자 원장은 양국 민간의 감정 대립도 우려했다. 그는 “경제 제재는 중국과 관련 국가(한국) 민간의 감정 대립을 쉽게 일으킨다”며 “이런 감정 대립은 한번 생기면 돌이키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경제 제재는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는데, 민족주의는 양날의 칼과 같아서 통제가 어렵고 우리 정치 안정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자 원장은 사드 대응과 관련해 “경제 문제는 경제로, 군사 문제는 군사로, 정치 문제는 정치로 대응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군사 문제인 사드 대응책은 경제 보복이 아니라 중국의 군사 배치를 조정하거나 사드 레이더를 실시간 감시하는 등의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 제재는 엄격한 조건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생사존망이 걸린 ‘핵심 이익’을 위협하거나 대규모 학살 등 인류 도의를 위반하는 경우 등에 한해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