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생방송 출연 중 두 자녀가 갑자기 방에 들어와 ‘유쾌한’ 방송사고를 냈던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이번에는 가족과 함께 방송 사고에 대한 뒷얘기를 공개했다.

켈리 교수는 지난 10일 부산 자택에서 BBC 런던지부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직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생방송 화상인터뷰를 갖던 중 딸과 아들이 갑자기 들어와 인터뷰가 잠시 중단되는 방송사고를 냈다.

켈리 교수는 15일 BBC와 다시 화상 인터뷰를 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방송사고로 전 세계인의 시선을 빼앗았던 딸 매리언(4)과 8개월 된 아들 제임스도 함께 했으며, 당시 사고를 수습했던 부인 김정아씨도 출연했다.

켈리 교수는 “(방송사고가) 이렇게 큰 주목을 받게 될 줄 몰랐다”며 “평소(인터뷰 때와 달리)와 달리 방 문을 안 잠근 내 탓”이라고 했다. 이어 “(저도) 몹시 당황했지만, 아이들이 제게 오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켈리 교수는 또 "그날(방송사고 당일) 딸이 유치원에서 생일 파티를 해 무척 신이 났다"면서 딸에 이어 아들까지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이제 다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부부는 방송이 끝난 뒤 아이들을 혼내지 않았지만, 더 이상 방송 출연 요청은 오지 않겠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부부 걱정과 달리 이 사고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돼 이렇게 후일담까지 전하게 됐다. 당시 사고 이후 BBC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해당 인터뷰 영상은 8400만 번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전 세계 언론에 보도가 돼 ‘사랑스러운 방송 사고’라는 식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 일부 서구 언론이 부인 김씨를 ‘보모’라고 보도해 ‘인종차별’ 논란이 생긴 것과 관련해선 김씨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부인 김정아씨는 “그 문제에 관해 다투거나 한 일은 없다”며 “사람들이 이 상황을 그냥 즐겨주길 바란다. 논쟁은 멈춰주길 바란다. 나는 유모가 아니다. 그게 사실이다”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방송사고 당시 거실에서 남편의 인터뷰 방송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가, 자신의 곁에 있던 딸과 아들이 갑자기 방송에 등장하자 깜짝 놀라 달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사고 당시 켈리 교수가 두 자녀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하의를 제대로 입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청자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켈리 교수는 “바지는 입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켈리 교수는 15일 오후 부산대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대학 측은 "BBC 방송과 관련해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면서 "언론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