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후쿠시마에서 보내온 오이를 먹고 있다. 아베 총리는 각 고장 농산품과 해산물을 먹는 모습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자주 올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누구?]

아베 신조 총리는 역대 총리 중 출장을 가장 많이 다니는 것으로 손꼽힌다. 2012년 12월 재집권 후 한 달에 한 번꼴로 해외 순방을 하고, 두 달에 한 번꼴로 국내 출장에 나선다. 방문지는 주로 농어촌이다. 북쪽 홋카이도를 가건 남쪽 규슈를 가건 '지역 먹거리 시식'이 스케줄에 꼭 들어간다. 총리가 바빠서 수확 철에 못 오면 지자체장과 농어민이 총리 관저로 자기네 고장 명물을 올려 보낸다.

그때마다 아베 총리가 사진기자들이 카메라 플래시 터트리는 가운데 각 고장 특산품을 먹는다. 총리 관저는 그 사진을 아베 총리 개인 트위터에 띄운다. 농민들이 화제를 모으는 고부가가치 농산품을 만들어내면, 총리가 띄우고 정부가 수출을 돕는 구조다. 아베 총리의 '먹방'도 그 일환이다.

아베 총리의 고향 야마구치현에서 나는 술 '닷사이(獺祭)'가 아베 총리의 먹방으로 뜬 대표적인 먹거리다. 아베 총리 집권 전만 해도 맛 좋은 토종 술로 애주가들 사이에 사랑받는 정도였는데, 2015년 아베 총리와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 술로 건배하는 장면이 세계 언론에 나면서 제조업체 연 매출이 37억엔에서 65억엔으로 껑충 뛰었다. 한동안 물량이 달릴 만큼 잘 팔려 제조업체가 '1인당 2병'으로 판매량을 제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