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임명한 연방 검사 46명 상대로 일괄 사표를 요구했다고 CNN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중에는 '월가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던 검사도 포함됐다. 미국은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연방 검사(총 94명)를 대폭 물갈이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임을 공언했던 '월가의 저승사자'까지 해고한 것은 예상 밖의 조처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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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검(SDNY)의 프리트 바라라〈사진〉 검사는 사표를 요구받은 46명 중 유일하게 이를 거부하다가 해고당했다. 그는 '월가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뉴욕 월가의 금융 비리 단속에 발군의 능력을 보였다. 당파를 가리지 않는 엄격한 법 집행으로 대중적 인기도 높았다. 지난 7년간 17명의 유명 정치인을 기소했다. 바라라 검사는 같은 뉴욕 남부지검 검사 출신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뒤를 이을 정치적 후계자로도 거론됐다.

바라라 검사는 작년 11월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바라라에게 연방 검사직 유임을 약속했고, 바라라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라라 검사가 소속된 뉴욕 남부지검은 트럼프 타워가 있는 맨해튼을 담당한다. 미 연방 검사는 자신의 관내에서 일어난 범죄 수사와 기소를 총괄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임 약속을 뒤집고 그를 해고한 것과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바라라 검사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했거나 관련 수사를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아픈 곳'을 건드렸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