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병학회 조경환(고려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사진) 회장은 "고령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는데, 이를 전담해 치료하는 의사들이 너무나 적다"며 "우리나라도 노인의학 전문가 자격 제도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병 학회와 의학회 등은 현재 노인의학 세부 전문의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추진위 간사도 맡고 있다.

내과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되고 나서 2년 정도 노인 특화 진료와 지식을 익히면 노인의학 세부 전문의 자격을 주는 제도다. 이들에게 종합병원 노인 환자 포괄 진료를 맡기고, 노인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 근무도 이들에게 맡겨 전문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다. 노인의학은 진료 외에 의사소통 기술, 부양가족 관리, 영양이나 정신의학 등이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교육 체계로 전문가가 배출돼야 한다.

조 회장은 "우리보다 고령화가 빠른 미국·유럽 국가들은 우리보다 고령화가 낮을 때 이미 노인의학 전문가를 양성했는데 우리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며 "이르면 올해 내로 노인의학 세부 전문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 의대에서는 노인의학을 별도의 교육과정으로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영국 의대는 노인의학이 졸업시험 필수이며, 일본 의대도 노인의학을 일정 시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조 회장은 "국내 의대의 3분의 1은 아직도 노인의학을 별도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며 "의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다양한 교육과 관리가 이뤄져야 고령 사회가 되더라도 활력을 유지하고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