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10일 우발적인 폭력 사건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서울 지역에 최고 수위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또 경찰은 선고 전날인 9일과 선고 다음 날인 11일 이후에도 다음 단계인 을호 비상 태세를 무기한 유지하기로 했다.
갑호 비상은 경찰력 전체가 비상시에 언제든 동원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을호는 전체 경찰력의 절반을 비상 동원 체제로 운영한다. 비상령이 발동되는 기간에는 경찰관들의 휴가가 중지되고 전원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서울 외 지역에도 선고 당일 을호 비상령이 내려지고, 선고 전날인 9일과 선고 이후인 11일부터는 비상령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계 강화가 발령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탄핵 심판 결과를 둘러싼 여론 대립이 첨예하고 결과에 따라 양측에서 극단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서 최고 단계의 비상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대 3명땐 기각, 찬성 6명땐 인용… 91일만의 선고 앞둔 헌재 ]
선고일이 결정된 8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남쪽으로 약 200m 떨어진 수운회관 앞에 태극기를 든 참가자들이 모여 '탄핵 기각' '누명 탄핵 원천무효' 같은 구호를 외쳤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부터 나흘 동안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를 이곳에서 갖기로 했다. 일부 참가자는 헌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철야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탄기국은 "10일엔 새벽부터 전국에서 전세 버스 2000여대가 상경해, 태극기 물결이 헌재 앞 거리를 가득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토요일 집회 때처럼 대형 스피커가 동원됐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최후 결전의 날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며 "초고성능 스피커가 헌재를 때릴 거다. 헌재 재판관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했다. 탄기국은 이날 최소 1만명이 모였다고 했다. 헌재 앞에서 텐트를 치고 단식 농성 중이었던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전 국방장관)는 이날 오후 혈당 저하로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헌재 주변에서 집회를 갖지 않았다. 그러나 선고 전날인 9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퇴진행동은 "선고일인 10일 오전 9시부터 헌재 앞에 모여 탄핵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8일 헌재 청사 앞 경비 인원을 기존 2개 중대(160명)에서 12개 중대(960명)로 늘렸고, 9일 이후 20개 중대(1600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