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밤 광주 롯데백화점 앞 촛불 시위 사진은 눈을 의심케 했다. 수백 명이 "롯데는 각성하라"고 외치면서 롯데 상표와 사드 그림이 담긴 현수막을 찢기도 했다. 중국 땅에서나 있을 법한 롯데 공격이 한국 도심에서 버젓이 벌어졌다. 돌출적 사태도 아니다. 촛불 집회 주도 단체는 일찌감치 사드 중단을 6대 현안 중 하나로 정해놓고 있었다. 지난달 중순에도 서울과 광주 롯데백화점 앞에서 비슷한 시위가 있었다. 지난 1일엔 "권력과 재벌의 더러운 유착 관계"라는 황당한 성명까지 발표했다. 이들의 비뚤어진 사고방식이 어디까지 가 있는지 잘 보여준다.

지금 중국서 영업정지를 당한 롯데 점포가 6일까지 20여 곳으로 늘었다. 롯데 불매운동은 더 격화될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중단도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뻔하다. 우리 내부의 불만·분열을 일으키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일부 촛불 시위대가 중국의 이 의도에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중국의 경제 보복을 수차례 당하고 이겨낸 일본은 '원칙'을 지켰다고 한다. 일본 정부가 원칙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차분하게 인내한 일본 국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촛불 단체들은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1500만 촛불의 분노가 박근혜를 넘어 한·미 동맹으로 향할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본색을 드러내겠다면 말릴 수도 없다. 다만 한·미 동맹이 없어진다면 이들이 이런 철부지 행동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란 점만은 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