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은 “‘최고’가 되려고 하기보다 묵묵히 교육을 혁신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저절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작지만 강한 대학’ ‘잘 가르치는 대학’이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최고' '최초'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대학 교육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욕심'을 내려놓은 덕분에 '정부재정지원사업 8관왕' '취업률 1위 전문대학' 등 타이틀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선정, 특성화 육성사업 최우수 대학 3년 연속 선정, 대학구조개혁평가 최우수 A 등급 획득, 학위연계형일학습병행제 사업 지정, 고교-전문대통합교육 육성사업(Uni-Tech) 지정…. 지난 2013년부터 인천재능대학교가 연이어 달성한 성과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이야기하는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차분했다.

이 총장은 2006년 취임 후 세 번이나 총장직을 연임하고 있다. 햇수로 벌써 12년째다. 그가 구성원과의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학 발전을 이끌어 왔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총장은 "저를 비롯해 교수, 직원, 학생 등 모든 구성원이 한뜻으로 마음을 모은 것이 혁신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그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도 그 하나하나에 축배의 잔을 들지 않았다. '1등'이라는 타이틀을 목표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요구하는 '사회 변화에 발맞춘 참신한 교육과정'을 구축하는 데 목표를 뒀다. 이것이 아이러니하게도 1등을 목표로 하지 않았던 인천재능대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유다. "지금 우리는 빨리 버려야 살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에 부닥쳐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우리에게 한시도 쉬지 말고 (모든 것을) 혁신하라고 요구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의 우리, 현재의 나와 과감하게 단절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뜻이죠. 변화와 개혁을 모토로 고등직업교육을 심화·확대하는 입체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것과 욕심을 버리고 미래지향적 융합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빠르게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맞춤형학과 선도대학 비전 선포… '능력 중심 사회 구현'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인천재능대는 최근 '사회맞춤형학과 선도대학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학벌 중심 사회에서 능력 중심 사회로 가는 변화의 계기로 삼고자 마련했다. 이 총장은 "'사회'는 쉽게 풀이하면 '산업체'가 될 수 있다. 대학과 산업체 간 인력 미스매치와 청년 취업난을 해결하려면 '주문식 교육과정'을 통해 지역 산업 수요에 맞는 사회맞춤형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 지역자치단체가 소통하고 협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재능대는 앞으로 채용 약정 학생 인원수를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2017년(1차년도)에는 사회맞춤형학과 참여 학생 205명 가운데 160명을, 2019년(3차년도)에는 235명 중 180명을, 2021년(5차년도)에는 265명 중 200명을 채용 약정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총장은 "지역기업의 요구를 반영해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기업과 공동으로 학생을 선발해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에게 기업 맞춤형 실무 능력을 길러줄 것"이라며 "이는 인재난에 시달리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없애 기업 성장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천재능대는 이러한 계획을 이미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인천시 8대 발전 전략과 연계한 내부 핵심 역량을 분석하고, 인천시·지역산업체와의 드림투게더미팅(Dr eam Together Meeting·DTM)과 설문 조사를 통해 지역에서 요구하는 인재 수요를 도출하는 활동을 전개해 왔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지역 인재 수요에 맞는 'SW품질관리 융합반' 등 8개 사회맞춤형 협약학과를 선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지금은 급격한 사회 변화에 대비할 미래지향적 융합 인재가 필요하기에 대학·지자체·산업체 간 열린 소통과 협업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중소기업에 마침맞은 인재를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지역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학생·기업에 감동 주는 대학 될 것

인천재능대는 지난해 감사원 감사를 비롯해 회계감사 등 어려운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 있는 지적사항이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제도·행정·재정적 시스템을 제대로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인천재능대의 내부 체계가 얼마나 투명하고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 총장은 "발전 과정 속에서 학생들과 산업체에 감동을 주는 대학이 되겠다"고 말했다. "작은 배려가 큰 감동을 만들어 내는 원천입니다. '학생들이 진정 대학의 주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느냐' '산업체가 우리 대학의 열렬한 팬이 될 수 있느냐'는 작은 가치의 차별화에 달렸다는 사실을 대학 구성원 모두 마음 깊이 새겨야 합니다." 특히 이 총장은 인천재능대만의 리듬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등직업교육을 선도하려면 남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인천재능대만의 독특한 색깔과 리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이기도 한 이 총장은 전문대학뿐 아니라 고등직업교육 발전을 위해 '고등직업교육 관련 전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부처와 부서에 흩어져 운영되는 평생교육·직업교육 기관을 통합할 수 있는 범부처 차원의 협력적 거버넌스 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교육·직업교육 컨트롤타워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각 부처에 분산된 직업교육을 총괄해서 업무 중복이나 비효율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