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눈앞에 둔 4일 서울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광장은 각각 ‘반탄(反彈·탄핵 반대)’과 ‘찬탄(贊彈·탄핵 찬성)’을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찼다.

이제까지 반탄 집회는 낮에, 찬탄 집회는 밤에 절정을 이뤘지만, 탄핵심판 선고일이 빠르면 일주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이 날은 저녁 무렵까지 반탄 함성이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각하를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가 4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6차 태극기 집회’를 열고 ‘탄핵기각’ 및 ‘탄핵각하’를 요구했다. 국회의 탄핵소추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으므로 기각이 아닌 각하가 마땅하다는 것이다.

집회에는 자유한국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조원진·김진태·윤상현·박대출 의원,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을 맡은 김평우·서석구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이 난국을 반전시킬 유일한 길은 헌재가 심리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태블릿PC와 고영태를 조사하라고 검찰에 명령하라”고 주장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탄핵소추는 사기·반역행위며, 탄핵은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49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3시 30분부터 대한문을 출발해 을지로입구역과 명동입구역, 한국은행 로터리 등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행진에 이어 2부 집회도 이어갔다.

4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19번째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19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을 구호로 내걸고 19차 범국민행동 집회를 개최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30분 기준 주최 측이 추산한 집회 참가자가 90만명을 넘어서, 탄핵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이제까지 누적 참가인원이 15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충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탄핵이 가까워지니 부패하고 낡은 세력이 내란을 운운하고 테러를 조장하는 등 극단적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며 “이들의 재집권을 위한 마지막 도발과 저항을 이겨내자”고 독려했다.

참가자들은 본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와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헌법재판소 방면으로 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