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검찰총장은 3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기존 특별수사본부를 재편해 박영수 특별검사가 넘긴 박근혜 대통령과 우병우(50) 전 민정수석 등에 대한 수사를 차질없이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0~11월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해 최씨와 안종범 전 수석 등을 구속 기소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다음주 수사팀 구성과 수사자료 검토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박영수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우병우 전 수석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발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특검에서) 영장을 재청구하려면 부족한 부분을 조금 보완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해 검찰에 (수사를) 넘기게 됐다"며 "검찰은 수사 대상과 시간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수사를 잘할 것이고, 또 안 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달 22일 우 전 수석에 대해 8가지 범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박 특검은 "예를 들어 세월호 수사 압력 부분은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수사할 수 없었지만 솔직한 얘기로 압력이 인정된다"며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인) 정강의 자금도 (검찰이) 들어가 보면 자금 출처를 (우 전 수석 측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박 특검이 거론한 '세월호 수사 압력'은 2014년 6월 5일 해경(海警)의 전산 서버를 압수 수색하려던 광주지검 수사팀에 우 전 수석이 전화를 걸어 압수 수색을 방해한 의혹을 말한다. 당시 광주지검 수사팀은 우 전 수석의 전화 때문에 법원에 압수 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해야 했다. 우 전 수석은 작년 말 국회 청문회에서 전화를 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수사를 방해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가족회사인 '정강'에 변호사 시절 수입을 신고하지 않고 숨겨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 회사 공시 자료에는 우 전 수석의 아내인 이모씨가 회사에 무이자로 75억원을 빌려줘 상가빌딩 개발 등에 투자한 것으로 돼 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은 자금 추적을 하다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한 발짝만 더 들어가면 되는데, 검찰이 딱 거기서 멈춰 섰다"고 했다.
박 특검의 '재청구하면 100% 발부' 발언은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함께 특검팀이 우 전 수석에게 적용한 8가지 범죄 혐의에 대한 보강 수사를 촉구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특검이 찾아낸 '문체부 국·과장 5명 좌천 인사' 혐의의 경우 지난해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좌천 대상자 명단을 작성해 최순실씨를 거쳐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했으며, 당초에는 6명이었는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1명을 빼 달라고 하면서 5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우 전 수석은 당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이 '인사의 경위라도 알려 달라'는데도 "그냥 하세요"라고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우 전 수석은 자신의 비위 의혹이 불거지고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7~10월 김현웅 당시 법무부장관, 김수남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간부 10여 명과 자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롯데그룹 수사를 지휘하던 이동렬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도 몇 차례 통화했다. 그러나 이 차장은 "명절이나 휴가 때 안부 전화를 한 것이고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엔 통화한 적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