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형 암살 주도… 보위성·외무성에서 실행"]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사건 초기 말레이시아 정부를 맹비난했던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일주일째 두문불출하며 침묵하고 있다. 대사관에 은신 중인 현광성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등 2명의 용의자에 대한 수사에 협조해달라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 대사관이 용의자들을 보호한 채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살을 주도한 용의자 4명이 이미 북한으로 돌아간 상태에서, 남은 2명의 용의자도 치외법권 지대인 대사관 내에 보호하면 수사 당국으로서는 신병 확보와 사건 규명이 어려워진다.

강철 대사는 지난 20일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말레이시아와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이후 한 번도 대사관 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건 초기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 "한국과 말레이시아 정부가 결탁한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했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태도이다.

현지 성주일보에 따르면 강철 북한 대사는 평소에도 꼬투리를 잡혀 본국에 소환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화교연합회(MCA) 옹카추안(黃家泉) 회장은 이 매체에 "강철 대사로부터 김정은 위원장 생일 때마다 축전을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전임 장용철 북한 대사도 이런 부탁을 했었는데,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결국 북한으로 돌아가 총살당했다고 들었다"며 "강철 대사도 어떤 일을 당할지 몰라 연합회 명의로 축전을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