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란?]

독일이 2024년까지 연방군 병력을 2만여명 늘리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냉전 후 처음으로 1800명을 증원한 지 8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번엔 그보다 10배 많은 인원을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 독일 연방군 규모가 17만8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11% 이상 증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4년까지 군 병력을 19만8000명으로 늘리겠다"며 "독일 연방군의 역할이 지금처럼 중요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은 최근 아프가니스탄·말리·이라크 등지에 대한 해외 파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7일엔 나토 회원국 중 처음으로 러시아와 대치 중인 리투아니아에 병력 수백 명을 파병했다.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앞으로 민방위군도 6만1000명까지 증원해 사이버전(戰)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도 규모의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매년 1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독일 국방부는 밝혔다.

독일의 군사력 증강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나토 회원국에 연말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으로 방위비를 늘리라고 요구한 상황에서 그나마 증액 여력이 있는 국가는 독일이 거의 유일하다. 대규모 실업과 경기 침체로 재정 적자가 심한 다른 유럽국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럽의 경제 엔진'인 독일은 GDP 대비 국방비가 1.19%로 회원국 평균(1.46)에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해 독일 DPA통신은 "전범 국가인 독일에서 군사력 확장은 폭발력이 강한 이슈"라며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