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수퍼리그 상하이 상강은 지난해 여름 브라질 공격수 헐크(31·사진)를 러시아 제니트로부터 영입하면서 이적료로 약 5500만유로(약 713억원)를 썼다. 지난겨울엔 잉글랜드 첼시에서 미드필더 오스카(26·브라질)를 6000만유로(약 760억원)에 영입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감독 안드레 비야스-보아스(40·포르투갈)의 연봉은 1200만유로(약 150억원)다. 세계 축구계에서 "황사 머니라지만 해도 너무하다"는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국내 축구계에선 "과연 돈으로 승리를 살 수 있는지 보자"는 시샘 섞인 말이 나왔다.

하지만 돈의 힘은 역시 위력적이었다. 상하이 상강은 21일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대0으로 승리해 황사 머니의 힘을 과시했다. 상하이는 거액을 들여 데려온 헐크가 결승 골을 넣었고, 자국 골키퍼 얀준링(26)이 데얀(36·몬테네그로)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면서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팀 FC서울은 힘겨운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르게 됐다.

브라질 출신 스타 선수인 오스카와 헐크가 서울에 온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평일 밤 경기임에도 1만8000여명이 경기장에 들어찼다. 오스카는 이날 별로 돋보이지 않았지만 헐크는 돈값을 제대로 해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의 헐크는 원래 경기장을 휘젓고 다니다가 터뜨리는 강력한 왼발 슛이 장기다. 헐크는 이날 경기 후반 8분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기습적으로 묵직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E조 경기에선 울산 현대가 원정 경기에서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에 0대2로 완패했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에서 뛰었던 권순태(33·가시마)가 울산 선수들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