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20일 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기존 정부 주도·재벌 중심의 산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주장을 담은 경제 정책 공약집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함께 사는 대한민국, 공정·혁신·개방'이란 제목의 공약집에서 "관(官) 주도의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모방을 통한 추격형 발전 전략으로 성공했는데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가 아니었다"며 "정부가 주도했던 재벌 중심의 산업구조를 공정한 시장질서에 적합한 혁신형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안 지사는 대기업을 겨냥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순환·교차 출자 해소, 상속세·증여세 엄격 집행 등을 내걸었다. "재벌의 편법 세습을 방지하고 기업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규제 완화와 FTA(자유무역협정) 확대 입장 등도 밝혔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검열하는 과도한 규제와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했고, "한·미 FTA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면 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다각적 협상이 이뤄져야 하고, 한·중·일 FTA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어떤 규제를 어떻게 풀겠다는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경제정책에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자리 개수, 경제성장률 목표치 등 개별적 수치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안 지사는 최근 캠프에 "숫자를 목표로 하는 공약은 만들지 말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의 핵심 측근은 "경제 전반 유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근거도 불명확한 목표를 수치로 제시하는 것은 허황한 '공약(空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후보 판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