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는 어떤 나라?]

강철 주(駐)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는 20일(현지 시각) 오후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전날인 19일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5명의 북한 국적 인물을 공개하면서 북한을 배후로 지목한 것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강 대사는 또 이번 사건으로 숨진 인물이 김정남이라는 사실도 부정했다. 그는 "사망자는 북한 외교관 여권을 소지한 '김철'인데,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에 적대적인 세력들이 주장하는 다른 인물(김정남)로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 정부와 한국이 결탁해 정치적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초 말레이 경찰은 북한 외교관 여권 소지자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자연사(死)했다고 통보했다"며 "지금은 (말을 바꿔) 명확한 사인(死因)을 찾지 못한 채 시신 인도 전 유가족 DNA를 요구하고 나선 것을 볼 때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말레이 경찰 발표를)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라작 총리는 "경찰과 의사가 매우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북한에 나쁜 이미지를 덧씌울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번 사건이 1973년 수교 이후 우호 관계를 이어온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외교전(戰)으로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말레이시아 더 스타 등 현지 언론은 이날 밤 숨진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이 비행편으로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