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과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은 정찰총국 외에 국가안전보위성(국정원 격)과 군 보위국(기무사 격)에서도 조선족이나 제3국 범죄조직을 고용해 탈북자와 반북(反北) 인사들에 대한 납치·청부살인을 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 정치장교 출신의 탈북민 최모씨는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1990년대 말 중국 동북지방에서 반북 활동을 하다가 보위국의 지령을 받은 조선족 킬러들에게 배에 칼을 맞고 겨우 목숨을 건졌다"며 "북한이 그 당시 중국의 킬러나 조폭들도 고용해 반북 인사에 대한 청부 암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2000년 1월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에서 발생한 김동식 목사 납치 사건에도 북한 보위부가 고용한 4명의 조선족이 동원됐다.

대북 소식통은 "1996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영사관의 최덕근 영사 죽음에도 북한의 사주를 받은 현지 마피아 조직의 마수가 뻗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시 최 영사는 퇴근하던 길에 자신의 아파트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시신에서 북한 공작원들이 독침에 사용하는 독극물 성분이 검출됐다.

전직 북한 공작원 출신 탈북민에 따르면 현지에 거주하는 고정간첩이 현지의 전문 킬러나 조폭 조직 관련 정보를 북한 본부에 보고하면 암살조 책임자가 적임자를 골라 청부 암살을 시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