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어떤 나라?]

중미 카리브해 해변 휴양지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낙마(落馬)를 불렀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해 말 부인과 함께 도미니카공화국의 한 휴양지로 휴가를 떠났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충전을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그는 당시 새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상태였다.

지난해 12월 29일(현지 시각) 오바마 행정부는 해킹 등을 통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문제 삼아 대(對)러시아 제재를 발표했다. 바로 그날 세르게이 키슬랴크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플린에게 전화를 했다. 두 사람은 2013년 처음 만난 뒤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통화를 감청했고, 통화 내용을 정보 보고로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두 사람의 통화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튿날인 30일 "우리는 보복 안 한다"고 말하자 오히려 미국 정보기관들은 '혹시 플린이 러시아와 거래한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제재 발표 직전에도 잦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월 12일 워싱턴포스트가 칼럼을 통해 "두 사람의 통화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해제가 논의됐는지 밝히라"고 보도하면서 이 사안이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결국 플린은 지난 13일 주미 러시아 대사와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 등을 논의하고도 은폐하려 한 게 문제가 돼 보좌관직을 사퇴했다.

플린의 사퇴가 정권 차원의 '러시아 스캔들'로 번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건의 트윗을 쏟아냈다. 그는 "가짜 뉴스 미디어들이 자신들의 음모론과 맹목적 증오에 미쳐 있다"며 "말도 안 되는 러시아 커넥션은 단지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한 대선 캠페인 때문에 저질러진 많은 실수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밀) 정보가 정보 당국에 의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불법적으로 건네졌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