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감독인 아르센 벵거(68·프랑스·사진) 아스널 감독이 경질 위기에 놓였다. 아스널은 16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원정 경기에서 1대5 대패를 당했다. 2차전 홈경기에서 4골 이상을 넣어야 8강 진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사실상 탈락 위기다. 영국 언론들은 '수치스러운 졸전' '벵거 감독이 아스널 사령탑으로 맞은 최악의 밤'이라고 혹평했다. 팬들도 "이제는 벵거와 작별할 시간"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벵거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고참 사령탑으로, 알렉스 퍼거슨(은퇴)과 함께 잉글랜드 프로축구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1996년 아스널 부임 이후 20년이 넘게 사령탑으로 군림했으며, 2004년엔 프리미어 리그 최초로 무패 우승을 달성해 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이후 리그 우승컵을 한 번도 못 들었다.

최근 BBC가 "벵거가 주변 지인들에게 '퇴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한 데다, 이번 패배가 겹치면서 그의 은퇴설이 다시 불거졌다. 벵거는 최근 인터뷰에서 은퇴(retire) 질문에, "일단 피곤(tired)하다. 아직 미래를 말하긴 이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