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 시각) 러시아와 내통한 의혹으로 사임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가짜 트위터 계정 내용을 보도했다가 정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마이크 플린 장군' 명의의 트위터(@GenMikeFlynn) 계정에 '내 행동들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지만 나만 희생양이 된 것은 불공정하다고 느낀다'며 '이 행정부가 위대한 나라를 계속 전진하게 하는 데 희생양이 필요하다면 나는 자랑스럽게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는 전날 그의 사퇴 성명과는 차이가 있는 내용이었다. 앞서 플린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주미(駐美) 러시아 대사와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 등을 논의하고도 은폐하려 한 사실이 알려져 취임 25일 만인 지난 13일 밤 전격 사퇴했다.

이에 NYT와 속보 사이트 뉴스맥스 등은 온라인에 "플린이 백악관의 조치에 불만을 나타냈다"며 트위터를 인용한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이는 한 네티즌이 이달 초 급조한 가짜 계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복을 입은 플린 사진과 약력이 자세히 기술돼 있지만 게시물(73건)과 팔로어(4524명) 숫자, 트윗 내용을 보면 진짜라고는 보기 어려운 조악한 수준이다.

NYT는 보도 이후 1시간 30여분 뒤 실수를 알아채고 기사를 삭제했다. "편집 실수로 확인되지 않은 트위터 계정에서 3개의 글을 인용했다"며 정정 보도문도 올렸다. 세계 곳곳에서 보도를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가짜 플린 계정 운영자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트위터에 "100% 가짜 뉴스에 당했다"며 "우리는 미디어와 정치인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플린의 공식 트위터 계정(@GenFlynn)은 팔로어 14만8000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나 작년 7월 22일 이후 활동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