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자 피겨 간판인 케이틀린 오스먼드가 15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우아한 몸짓으로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시원스러우면서도 우아했다.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 메인 링크 위에선 케이틀린 오스먼드(22·캐나다)의 연기가 한창이었다. '트리플(3회전) 악셀' 같은 화려한 점프는 없었지만 물 흐르는 듯한 스케이팅, 유연한 턴 동작을 지켜본 관중은 탄성을 올렸다.

오스먼드는 '캐나다의 김연아'로 불릴 만한 선수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여자 싱글 우승 후보다. 지난달 캐나다선수권 정상에 오른 그는 지난해 12월 ISU 그랑프리 파이널(프랑스 마르세유)에서도 212.45점으로 4위를 했다. 당시 대회 우승을 차지한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8·러시아) 등 메달리스트들은 이번 대회엔 모두 출전하지 않는다.

오스먼드의 피겨 인생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다. 주니어 시절 국제 무대에서 한 번도 입상하지 못한 그는 2012년 시니어에 데뷔한 뒤 급성장했다. 새벽 5시부터 운동을 시작하는 등 필사적인 노력이 뒷받침됐다. 2014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의 경쟁자로 꼽혔던 오스먼드는 그해 9월 다리 골절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오른쪽 종아리에 철심 7개를 박는 대수술을 받은 오스먼드는 "그땐 다시 빙판에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절치부심 끝에 그는 1년여 만에 복귀했고, 이번 시즌엔 그랑프리대회에서 두 차례 은메달을 거머쥐는 등 이전보다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피겨 실력 못지않게 빼어난 외모를 갖춘 오스먼드는 캐나다에선 '국민 피겨 선수'다. 인구 5500여명의 고향 마을(메리스타운)엔 그의 이름을 딴 거리와 빙상장도 있다. 이번 4대륙선수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16일 오후 6시3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