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5일부터 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선거인단을 모집한다. 민주당 경선에는 당원뿐 아니라 선거권을 가진 일반인 누구나 선거인단에 등록만 하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민주당 지지층 외에 중도·보수층이 어느 정도 참여할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 선거인단에 200만명 이상이 참여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2012년 대선 경선 때에는 108만명이 선거인단으로 등록했고, 이 중 57%가 실제 투표에 참여했었다. 안규백 사무총장은 14일 본지 통화에서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후보 등의 지지율을 합치면 대략 60%가 넘어가고 민주당 지지율이 40%가 넘기 때문에 선거인단은 150만~2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30만명을 기점으로 그 이상이 되면 야권 지지층이 아닌 유권자들도 선거인단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금태섭 전략기획위원장도 "우리 당 지지자들 외에도 폭넓은 성향의 유권자가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중도·보수층 유권자 중에도 최근 민주당 경선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범여권 인사들은 "주변에서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40대 보수 성향 정치인은 "탄핵 등으로 이번 대선에선 보수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워졌다"며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민의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조기 대선이 성사될 경우 야권 후보의 일방적 우위 속에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정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왼쪽 사진).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조 대의원 대회에 참석했다(오른쪽 사진).

[민주당, 대선 후보 완전국민경선·결선투표로 뽑는다]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자 각 후보 캠프도 선거인단 숫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후보 측은 경선 캠페인 콘셉트를 '국민의 자발적 참여, 국민과 함께 만드는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직접 길거리로 나가 선거인단 참여를 호소키로 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인단 규모에 따라 경선 결과도 가변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하지만 어떤 유권자라도 정권 교체를 확실하게 이룰 수 있고 국가 위기 상황을 조기에 안정시킬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안희정 후보 측은 "당 경선에 보수·중도층이 대거 들어오기를 기대하고 선거를 치르는 건 아니지만, 집토끼뿐 아니라 산토끼도 잡아야 집권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우리는 민심을 흔들면 당심도 흔들릴 것으로 보고 뛰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아무래도 당내 경선이라서 '문재인 대세론'이 웬만해선 흔들리기 어렵다. 그러나 현 정치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라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문 후보 측에선 승리를 낙관하면서 "안 후보가 가져온 중도층 지지는 결국 국민의당에 갈 표를 민주당에 가둬 두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경선의 선거인단 모집은 15일 오전 10시부터 탄핵 심판 결정 후 1주일 뒤까지다. 선거인단 등록 방법은 3가지로, 휴대전화 본인 인증을 통한 전화(1811-1000) 접수, 민주당 홈페이지에서 공인인증서를 통한 인터넷 접수, 중앙당과 17개 시·도당을 방문하는 현장 신청 등이다.

선거인단이 되면 ARS, 투표소 투표 등을 통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광주(光州)에서 시작해 총 4차례 치러지는 권역별 순회투표에는 민주당 대의원만 참여할 수 있다. 투표 결과는 순회투표 때마다 해당 지역에서 치러진 ARS, 투표소 투표를 개표해 권역별 투표 때마다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