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은 기를 쓰고 새로운 위협 수단을 개발하고 우리 국방 당국은 그때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는 현상이 끝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번 북 미사일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게 개량한 것으로, 사전에 탐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동 수단도 탱크와 같은 무한궤도로 도로 밖으로 다닐 수도 있다. 얼마 전에는 터널 속에 있던 이동식 발사 차량이 도로로 나와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이미 SLBM 발사도 성공해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도 우리를 위협할 수 있게 됐다. 모두가 우리 군이 구축한다는 킬체인(kill chain·미사일 선제타격시스템)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북은 도발 때마다 우리 군을 바보로 만들며 조롱하고 있다.

13일 북이 공개한 미사일 공장 사진은 국민을 또 한 번 어이없게 만들었다. 거기엔 무슨 철공소 같은 곳에서 기술자들이 녹이 낀 미사일에 달라붙어 여기저기를 점검하는 장면들이 담겼다. 저런 곳에서 세계 10위권 경제국가인 대한민국을 농락하는 심각한 무기를 만들고 있다면 북한보다 수십 배의 국방비를 쓰는 우리 군은 그 긴 세월 동안 무엇을 해온 것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 국방비는 400억달러에 육박한다. 북한이 보기엔 천문학적인 액수다. 이 엄청난 돈을 쓰는 우리 군은 북이 도발하면 미국에 매달려 전략 무기로 쇼라도 해달라고 사정하고, 북은 철공소 같은 공장에서 우리를 10년 이상 기술 격차로 따돌리는 미사일 진보를 이룩했다. 결국 문제는 돈이 아니라 상대를 제압하려는 의지와 결의, 절박함이다. 대통령이 없는 틈을 타 별 자리 보전 궁리나 하는 우리 군을 그대로 두고선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다한 5000만 국민은 북이 도발할 때마다 바보가 된 듯한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북한은 크나큰 문제"라며 "북한을 아주 강력하게 다룰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를 만나고 온 일본 아베 총리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거칠어질 것이 명확하다"고 했다. 모두 상황의 엄중함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