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특검 재소환 "모든 진실을 성심껏 말하겠다" ]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13일 오전 다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측에 430여억원대 뇌물을 준 혐의로 이 부회장을 소환 조사한 지 약 한 달 만에 재소환하는 것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달 19일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특검이 제시한 수사 결과로는 뇌물 공여죄 적용에 필요한 대가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이규철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약 3주간에 걸쳐 보강 수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 드러난 부분을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에 대해 "일단 내일(13일) 조사해본 뒤 판단할 것"이라며 "1차 수사 기한(이달 28일까지) 등을 고려하면 이번 주에는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차장(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13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무도 뇌물 공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했다.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은 2015년 8~10월 삼성 측이 최순실씨가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 컨설팅 업체인 코레스포츠 측에 80억원을 지원하고 20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은 일에 연루됐다.

특검팀이 말하는 '새로 드러난 부분'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이 합병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의 순환 출자 문제를 심사·결정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애초 공정위가 삼성이 처분해야 할 삼성물산 주식을 1000만주로 결정했다가 500만주로 줄여줬는데, 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최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과 김학현 전 부위원장을 조사했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순환 출자 문제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한 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주식 매각은 당시 대형 법무 법인들에 자문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은 결과대로 추진한 것이며, 공정위와 업무 협의 역시 공식적 경로를 밟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증거가 있다"며 "최순실씨에 대한 지원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청와대 비선(

線) 진료 의혹과 관련해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와 이임순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 등을 소환 조사했다. 특검팀은 지난 11일에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를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시켜 준 혐의 등으로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법원은 지난달 25일 최 전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피의자는 최 전 총장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