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텍사스 6만 경찰에 초비상령이 떨어졌다. 전날 열린 NFL(미 프로풋볼) 결승전인 '수퍼볼'에서 팀의 역전 우승을 이끈 쿼터백 톰 브래디(40·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유니폼이 도난당한 탓이다. 라커룸에서 우승 축하 파티를 즐기고 있었는데, 누군가 유니폼을 슬쩍 들고 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들은 밝혔다. 대대적인 범인 수색 작전이 펼쳐졌으며, 경찰뿐 아니라 보안관들까지도 추가로 동원될 예정이다.

고작 유니폼 한 벌 때문에 왜 이런 사달이 벌어졌을까. 도난당한 유니폼의 가치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브래디는 팰컨스를 상대로 25점 차를 뒤집는 '인생 경기'를 했고, 역대 최다인 4번째 수퍼볼 MVP로 선정됐다. 올해 마흔인 브래디로선 마지막 MVP 수상일 수도 있다. 여기에다 최다 전진 패싱 야드(466야드), 최다 패스 시도(62번), 최다 패스 성공(43회) 등의 신기록을 줄줄이 세웠다.

톰 브래디가 바로 이‘수퍼볼 유니폼’을 도난당했다. 도둑을 잡기 위해 텍사스 경찰이 총동원됐다. 극적인 승리를 이끈 브래디의 유니폼 가치가 얼마까지 올라갈지 지금으로선 짐작하기 어렵다.

일반 스포츠 상품 매장에서 파는 브래디 유니폼의 가격은 120달러(약 14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브래디가 이날 실제로 입은 유니폼이라면,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뛴다. 타임지는 "기존 NFL 유니폼 중 최고 낙찰액은 고(故) 조니 유니타스(볼티모어 콜츠)의 유니폼으로 11만8230달러(1억3500만원)였는데, 브래디 유니폼이 경매에 나온다면 낙찰액은 이를 훌쩍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스포츠 관련 상품 전문 매체인 스포츠컬렉터스데일리는 "브래디의 유니폼 가격이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를 넘는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전망했다.

브래디 유니폼의 가치를 그 이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실제 선수들의 대기록과 함께한 유니폼은 가치가 수십억원까지 치솟는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유니폼은 미국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1920년에 입었던 유니폼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라이벌 팀인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첫해에 입은 이 유니폼은 2012년 경매에서 441만5658달러(약 50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통산 714개의 홈런을 때린 루스는 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야구선수다. 둘째로 비싼 유니폼은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스타 폴 헨더슨이 1972년 구소련과의 친선 경기에서 승리할 때 입은 캐나다 국가대표팀 유니폼이다. 캐나다의 한 부동산 재벌이 2010년 경매에서 127만5707달러(약 14억6000만원)를 내고 샀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뛴 마지막 정규 경기(1998년) 유니폼은 2억원이었다.

댄 패트릭 텍사스주 부지사는 "브래디의 이번 경기 유니폼은 NFL 사상 최고의 소장품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 옷이 텍사스에서 도난당했다고 역사에 기록돼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도둑을 겨냥해 "텍사스 보안관들이 당신의 뒤를 쫓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사자인 브래디는 "소장하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다. 나중에 (온라인 중고 거래사이트인) 이베이에 나오지 않겠냐"며 허탈하게 웃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미 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수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38)의 고등학교 시절 유니폼도 도난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