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탄핵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야당에서 ‘탄핵 인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공식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촛불 시위 와중에 지지도가 급상승한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이 ‘탄핵 위기론’이 집중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치권은 대선보다는 탄핵 정국에 집중, 탄핵 관철에 힘을 모아야 한다. 촛불을 더 높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해는 정권교체의 해”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거부하는 등 탄핵 절차 지연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당초 2월 말, 3월 초면 탄핵 결정이 날 것이라는 예상이 불투명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대선 정국을 말하기엔 좀 이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탄핵도 안 됐는데 정치권이 너무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바람에 촛불 민심과 동떨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7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빠른 탄핵 용인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절박한 심정을 뒤로 한 채 탄핵이 완성되기도 전에 정치권은 이미 다 된 것인 양 방심하고 광장을 떠나버린 것은 아닌가”라며 “탄핵을 완성하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했다. 그는 “헌재가 2월 중 탄핵을 결정해달라”며 “국민 여러분도 조금 더 힘을 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들이 “대선보다 탄핵이 먼저”라는 것은 ‘일단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이 중요하며, 야권이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탄핵 심판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하고 변호인단 전원 사퇴를 시사하는 등 심판 절차 지연을 노리고 있는 데다, 헌재 재판관들의 잇딴 퇴임으로 선고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탄핵 인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지지층 결집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보수층의 탄핵 반대 여론이나 안보 관련 불안이 점점 표면화되면서 야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로만 정국이 펼쳐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야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중도·보수 쪽 지지를 더 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급부상 등으로 문 전 대표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도 개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탄핵 촉구 촛불시위 중 직설적 발언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했던 이재명 시장도 최근 별다른 추진력 없이 하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