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년 12월 수입통관 불허 명단에 오른 오띠 "반송 2.5톤은 2015년 9월의 일"
중국 당국 사드보복설 부각의도인지 실무자 단순 실수인지 불명확해 논란 일 듯

중국 당국이 2015년 9월에 2.5톤의 수입통관을 불허한 한국 화장품업체의 제품 불합격 내용을 1년3개월이 지난 작년 12월 불합격처리했다고 고시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결정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설을 은연중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는지, 실무자의 단순 실수인지 명확치 않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6일 웹사이트에 올린 작년 12월 식품 및 화장품 불합격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중국이 통관을 불허한 수입 화장품은 68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산은 28%인 19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초 작년 11월의 수입통관 불허 화장품 28건중 68%인 19건이 한국산으로 드러난 것에 비해 불합격 화장품에서 차지하는 한국산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19건의 한국산 수입 화장품 가운데 이아소 10건, 오띠 7건 등 2개 브랜드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문제는 수입통관이 불허돼 반송됐다고 질검총국이 밝힌 오띠의 경우 2015년 9월 수입통관된 내용이 뒤늦게 반영된 것이라는 점이다.

오띠인터내셔널의 윤태호 부장은 “2015년 9월 문제의 7건이 상표 표기 등의 문제로 반송됐지만 이후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는데 왜 뒤늦게 통계에 반영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당시 반송된 물량이 2.5톤으로 이번에 질검총국이 밝힌 수치와 같다고 전했다.

질검총국은 매달 초 식품과 화장품에 대한 한달여전의 수입통관 불합격 리스트를 웹사이트에 발표해오고 있다.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질검총국은 각 지역에서 올라온 통계를 취합해서 내기 때문에 다소 몇달간의 시차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오띠가 얘기하는 그정도 시차가 나오는 것은 실수로 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질검총국은 이아소와 오띠 모두 규정이 요구하는 증서 또는 합격 증명자료 제출을 하지 못한 것을 불합격 사유로 꼽았다. 이아소는 같은 이유로 작년 11월 화장품을 한국으로 되돌려보내야 했고, 12월에도 같은 이유로 불합격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용량기준으로 이아소의 경우 12월에 반송된 물량이 총 1킬로그램에 불과했다.

오띠를 뺄 경우 작년 12월 수입통관 불허 한국 화장품은 19건에서 12건으로 줄고, 용량도 2.5톤이 감소해 이 기간 불합격 처리된 한국 화장품 물량은 사실상 의미없는 수치가 된다. 2.5톤 반송은 질검총국이 작년 12월 통관을 불허했다고 밝힌 수입 화장품 반송 규모 중 가장 큰 것이다.

같은 기간 통관이 불허된 수입화장품을 건수별로 보면 호주산이 22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반송 물량은 총 1.3톤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한국산 화장품이 무더기 반송된게 올 1월초 드러나면서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설이 부각됐지만 이같은 우려가 일단 잦아들 전망이다. 한국 화장품은 중국 수입통관에서 불허된 경우가 작년 9월 하나도 없었지만, 10월 1건에 이어 11월 19건으로 늘면서 사드 보복설이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매장이 곧 문을 열 것이라는 공고문이 붙은 베이징의 아이친하이 쇼핑센터

질검총국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중국 수입통관에서 불합격 처리된 한국의 식품과 화장품 수입은 모두 26건으로 같은 기간 통관이 불허된 외산 식품과 화장품(514건) 중 5%를 차지했다.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 수입의 불합격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의 12건에 비해 2배이상 늘었지만 전체 불합격 식품과 화장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되레 5.2%에서 0.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의 불합격 건수가 219건으로 2015년(130건) 대비 68.5% 늘었지만 2014년(264건)에는 미치지 못한다. 중국 수입통관에서 불합격 처리된 식품과 화장품을 건수기준으로 연간 원산지별 순위를 매긴 결과 한국은 지난해 미국(208건)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746건의 대만으로 2,3,4,5위에 해당하는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를 합친 수준(752건)에 맞먹는다.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대만 한국 미국산의 수입통관 불합격이 많은 것은 이들 지역을 원산지로 한 식품과 화장품 수입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류제출 미비 같은 특정기업의 실수로 인한 통관 불허 사례가 많아 통계가 추세적인 변화를 보여주기 보다는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인다”며 “한국산 화장품이 일시 무더기로 불합격 처리된 것을 두고 사드 보복과 연계짓는 건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중국 화장품과 식품 정책의 흐름을 잘 읽고 대응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작년 12월부터 새로운 화장품 안전기술규범을 시행하고, 오는 7월1일부터 중국에서 생산하는 화장품은 작년에 만든 ‘화장품 생산허가증’이 있다는 것을 포장용기에 표시하도록 의무화 했다.

우리 정부도 중국의 식품과 화장품에 대한 안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특정국을 타깃으로 한 비관세 장벽이 높아질 수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수입 장벽이 대표적이다. 작년 12월에도 한국산 김 수입은 3건 불합격 처리됐다고 질검총국이 고시했다. 해도원의 경우 중국으로의 김 수출 2건이 균수 초과를 이유로 통관이 불허돼 모두 389킬로그램을 반송했다.

지난해 월간 기준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 수입통관 불허건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8월 61건 가운데 절반 가량(28건)을 차지한 품목이 김이다. 조미 김은 비살균 식품이어서 세균 수를 제어하기 어려운데도 중국은 균락수를 제한하는 비관세 장벽을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는다.